금리 내려도 이자 장사 쏠쏠…금융지주 사상 최대 실적 행렬
KB금융 '5조클럽' 입성…신한·하나·우리금융도 나란히 '역대급 실적'시장금리 내렸지만, 대출 늘어난 덕분…4대 금융 이자 이익만 42조원
민선희
입력 : 2025.02.09 06:03:01
입력 : 2025.02.09 06:03:01
![](https://stock.mk.co.kr/photos/20250209/PCM20220726000137990_P4.jp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지난해 많게는 5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이자마진이 줄었지만, 가계·기업 대출이 늘면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이자 이익은 약 42조원까지 불어났다.
금융지주들은 지난 연말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자산 재조정 등을 통해 자본비율을 양호한 수준에서 관리했다며,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예고했다.
◇ 4대 금융 작년 순익 16조원…KB,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5조원대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해 5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면서 '5조클럽'에 입성한 동시에 금융지주 1위 자리를 지켜냈다.
KB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5조782억원이다.
전년(4조5천948억원)보다 10.5% 늘었으며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2위인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5천175억원이다.
전년(4조3천680억원)보다 3.4% 증가했지만, 역대 최대였던 2022년(4조6천423억원)에는 못 미쳤다.
그러나 당시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세후 3천220억원)이 포함됐고, 지난해 1천억원이 넘는 증권 파생상품 거래 손실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새 기록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7천388억원으로, 전년(3조4천217억원)보다 9.3% 늘었다.
우리금융지주[316140]도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2022년(3조1천471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순이익을 냈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860억원으로, 전년(2조5천63억원)보다 23.1% 늘었다.
4대 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을 모두 합하면 16조4천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4조8천908억원)보다 10.3% 불어난 규모다.
◇ 시장금리 하락에 NIM 축소…대출 늘린 덕에 이자 이익 증가 시장금리 하락에도 늘어난 이자 이익이 금융지주 실적을 뒷받침했다.
4대 금융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41조8천760억원으로 전년(40조6천212억원)보다 3.1% 증가했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12조8천267억원)이 5.3%, 신한금융(11조4천23억원)은 5.4% 불어났다.
우리금융(8조8천860억원)도 1.6% 늘었으며, 하나금융(8조7천610억원)만 1.3% 줄었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시장금리는 내렸다.
보통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 수익성이 나빠진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리면서 예대차익(대출금리-예금금리)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금융(2.08%→1.98%), 신한금융(1.97%→1.86%), 하나금융(1.76%→1.69%), 우리금융(1.72%→1.66%) 모두 지난해 말 순이자마진(NIM)이 1년 전보다 하락했다.
수익성 지표 악화에도 이자 이익이 늘어난 것은 대출 자산이 불어난 덕분이다.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뛰면서 매매가 늘어나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급증했고, 기업 대출 수요도 꾸준했다.
KB국민은행의 원화 대출은 2023년 말 342조원에서 지난해 말 364조원으로 6.4% 증가했다.
신한은행(320조2천233억원), 하나은행(302조1천890억원), 우리은행(302조1천억원)도 원화대출금이 1년 새 10.3%, 4.0%, 6.3%씩 늘었다.
◇ 고환율에도 자본비율 방어 성공…대규모 주주환원 예고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급등하면서 재무 건전성 우려가 확대됐지만, 4대 금융 모두 자본 비율을 양호한 수준에서 관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보통주 자본(분자)을 위험가중자산(분모)으로 나눈 값으로, 각 사의 손실 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금융지주들은 대부분 CET1이 13%를 초과할 때 주주환원 확대에 나선다.
KB금융(13.51%), 신한금융(13.03%), 하나금융(13.13%) 모두 지난해 말 CET1이 13%를 넘어섰다.
우리금융은 12.08%로, 4대 금융 중 가장 낮았지만 유일하게 전 분기(11.95%)보다는 개선됐다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4분기 환율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이 늘었지만,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자본 비율을 관리했다고 밝혔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150원 급등하면서 CET1이 약 40bp(1bp=0.01%포인트) 하락하는 영향이 있었다"며 "견조한 이익 증가와 자산 리밸런싱에 기반해 적극적으로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분기 환율 상승 영향을 제외하면 CET1은 12% 중반 수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도 "환율 10원당 위험가중자산이 7∼8천억원 정도 움직인다"며 "작년 연말 수준을 기준으로 올해도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책도 잇따라 발표했다.
KB금융은 5천200억원, 신한금융은 5천억원, 하나금융은 4천억원, 우리금융은 1천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예고했다.
나상록 KB금융 CFO는 "예상되는 이익 규모와 보통주자본비율을 고려해 주주환원금액을 추정해보면 (금액이) 작년보다 후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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