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우려에 ECB 금리인하 속도조절론(종합)
"성장 아닌 인플레 대처" "금리인하 능사 아냐"당국자들 잇따라 매파 발언…추가인하 전망 88→75bp
김계연
입력 : 2025.02.13 03:45:01
입력 : 2025.02.13 03:45:01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지난해부터 정책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 중인 유럽중앙은행(ECB)에서 미국발 무역전쟁 우려와 함께 금리인하 속도조절론이 나오고 있다.
ECB 통화정책위원인 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12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들어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델에 따르면 통상 마찰이 증가할 경우 성장이 줄어드는 게 사실이지만 반대로 인플레이션도 증가하기 때문에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며 "내 생각에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속도가 빨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일은 성장 아닌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것"이라며 경기 부양을 위한 빅컷(정책금리 0.50%포인트 인하)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ECB 실세로 꼽히는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도 전날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한 연설에서 무역 분야 불확실성이 '극적으로' 커졌다며 비싼 에너지 가격 등 구조적 위기를 금리인하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기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작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정책금리를 다섯 차례 인하했다.
통화정책 기준인 예금금리는 연 4.00%에서 2.75%까지 내려갔다.
시장에서는 예금금리가 이르면 올여름 중립금리 추정 영역인 2% 안팎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점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한 강연에서 "현재의 불확실한 환경에서 성급하게 행동할 이유가 없다"며 "중립금리에 가까워질수록 점진적 접근이 더 적절해진다"고 말했다.
분데스방크는 1.8∼2.5%를 중립금리 영역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지난 10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무역 마찰이 커지면 유로존 인플레이션 전망은 더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자들이 연일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고 이날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측치를 웃도는 전년 대비 3.0%로 나오자 유럽 시장도 ECB의 향후 금리인하 폭을 좁혀 잡고 있다.
시장에 반영된 올해 추가 금리인하 전망치는 10일 88bp(1bp=0.01%포인트)에서 이날 75bp로 줄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dad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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