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사라진 2조원대 이더리움...“北 해킹조직 소행 가능성”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입력 : 2025.02.22 10:24:27
코인 분석가들, 北해킹조직 ‘라자루스’ 의심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일제히 하락


미국의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한 곳인 바이비트(Bybit)에서 2조원대 초대형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최악의 가상화폐 해킹으로 꼽히는 이번 사건을 놓고 북한 해킹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가 해킹을 당해 14억6000만 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코인이 탈취당했다.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인 벤 저우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해커가 바이비트의 오프라인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블록체인 분석가 잭엑스비티(ZachXBT)는 14억6000만 달러 상당의 자산이 의심스러운 거래를 통해 지갑에서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킹은 2014년 마운트곡스(4억7000만 달러·약 6760억원)와 2021년 폴리 네트워크(6억1100만 달러·8790억원) 사건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해킹으로 꼽히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두바이에 본사를 둔 바이비트는 해킹 이전 약 162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에 도난 당한 이더리움은 총자산의 약 9%에 해당한다.

이번 해킹 사건의 배후를 놓고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플랫폼인 아캄 인텔리전스는 이날 잭엑스비티가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소행이라는 증거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바이비트의 조사를 돕고 있는 블록체인 보안 기업 파이어블록스도 “이번 해킹은 지난해 발생한 인도 가상화폐 거래소 와지르X와 대출 프로토콜 라디언트 캐피털에 대한 공격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건 모두 북한 소행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수년간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대한 해킹을 통해 가상화폐를 탈취해 현금으로 세탁한 뒤 핵무기 개발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미일 3국은 지난달 공동성명을 내고 지난해 발생한 6억6000만달러(9600억원) 규모 암호화폐 탈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공식 지목한 바 있다.

바이비트의 대규모 해킹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가상화폐는 일제히 하락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9만500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 이더리움, 엑스알피(리플), 솔라나, 에이다 등 코인도 일제히 3~5% 안팎 급락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2.22 21:24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