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회사 "파나마운하 항만지분 美에 매각"…운하갈등 해법 찾나
"CK 허치슨, 파나마운하 항구 운영권 블랙록 측에 넘기기로"트럼프, 운하 환수 추진 시사…파나마, 운하감사 통해 美와 보조
이재림
입력 : 2025.03.05 02:24:25
입력 : 2025.03.05 02:24:25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 주장에 빌미로 여겨졌던 홍콩계 회사의 항만 운영 지분이 미국 측 회사에 매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파나마 정부간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해법을 찾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홍콩계 기업 CK 허치슨 홀딩스는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 사업 부문을 미국계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TiL 그룹 컨소시엄(블랙록-TiL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합의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CK 허치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파나마 운하 발보아 항구 및 크리스토발 항구를 운영하는 파나타 포트 컴퍼니에 대해 허치슨 포트 홀딩스(HPH)가 갖고 있는 지분 90%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및 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 사업 부문에 대한 지분 80%를 포함한 기타 자산 등도 블랙록-TiL 컨소시엄에서 인수하게 됐다고 CK 허치슨 측은 설명했다.
파나마 항구 항만을 포함한 HPH 매각 대상에 대한 기업 가치 규모는 228억 달러(33조2천억원 상당)로 합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은 고객에게 차별화한 투자를 제공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글로벌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투자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프랭크 식스트 CK 허치슨 상무이사는 "소수 지분 조정 등을 거쳐 얻을 수 있는 현금 수익은 190억 달러(27조7천억원 상당)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 거래는 순전히 상업적 목적이며, 최근 파나마 항구에 관한 정치적 뉴스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CK 허치슨 측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계약 성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2기 정부 출범 전부터 미국 선박에 대한 "과도한 파나마 운하 통행 요금"을 주장하며, "관대한 기부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파나마 운하를 미국에 완전하고 조건 없이 돌려 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파나마 운하가 잘못된 손에 넘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중국이 운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으로 여겨졌다.
로이터통신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트럼프의 관련 언급이 홍콩계 기업 CK 허치슨을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파나마 정부가 CK 허치슨과의 항만 운영 계약을 해지할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은 파나마 운하 건설(1914년 완공) 주도 후 85년 넘게 파나마 운하를 관리했다.
이후 1977년 협약 등을 거쳐 1999년에 파나마 정부에 운영권을 넘겼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의 1㎝도 미국에 내줄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CK 허치슨 홀딩스 측 파나마 운하 운영 관리 실태에 대한 당국의 감사를 계기로 미국 측과 보조를 맞춰왔다.
walde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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