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조 3606억원이나 되지만 “문제없다”는 당국...가계대출 괜찮을까
이소연 기자(lee.soyeon2@mk.co.kr),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5.03.04 21:38:20
입력 : 2025.03.04 21:38:20
당국 압박에 은행들 속속 인하
5대銀 2월 가계대출 3조 증가
당국 “아직 우려할 수준 아냐”
5대銀 2월 가계대출 3조 증가
당국 “아직 우려할 수준 아냐”

올해 들어 은행권을 비롯해 금융업권 전반적으로 대출문턱이 낮아졌고 서울시가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를 해제하면서 가계대출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NH농협은행도 이달 대출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우리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출금리를 내린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이 이달 가계대출 수요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증가세가 ‘이사 수요 등’ 특정 변수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이달에 가계빚 추세가 어느 방향으로 튈지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농협은행은 6일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인하한다고 4일 밝혔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은 0.2~0.3%포인트 내린다. 주기형 상품(신규·대환)은 0.20%포인트 인하한다. 변동형 상품은 0.30%포인트 내리고, 비대면 개인신용대출은 0.30~0.40%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자장사’ 비판을 받는 은행권을 압박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대출금리도 가격이기 때문에 시장원리는 작동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이 이어지면 오히려 가계대출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한 달 새 3조원 넘게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6조75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대비 3조931억원 늘어난 수치다. 대출 증가의 주된 요인은 주담대였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83조3606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3835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책성 대출이 주담대 중심으로 늘면서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사철이라는 계절적인 요인도 작용했다”며 “은행이 대출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당장 가계대출이 폭등할 것이라고 볼 순 없다. 부동산 시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계부채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당장 대출 관련 규제 정책을 검토하고 있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선 향후 토허제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주담대를 중심으로 하는 대출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잠삼대청’의 부동산 거래가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강남권에서 향후 아파트 시세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도 있는 상황이다. 또 주담대를 받기 위해선 신청부터 대출 실행까지 1~2개월 정도 소요된다. 이 때문에 지난달 주담대 증가의 원인을 토허제와 연결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대신 토허제가 이달부터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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