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낸드 가격 오르며 메모리 종목 투심 살아나 반도체ETF 일제히 상승 전공정·후공정·공급망 종목 올들어 10% 이상 큰폭 상승 中 내수반등도 긍정적 영향
글로벌 낸드 가격 인상과 함께 D램 업체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레거시(범용)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전공정과 후공정 기업들까지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주가도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반도체 지수인 'KRX반도체지수'는 올해 들어 15% 가까이 올랐다. 특히 이달 10일부터 일주일 새 7% 넘게 상승했다.
일주일 기준으로는 국내 KRX산업지수 34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2년 동안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최근 상승 모멘텀이 부족했던 반도체 ETF도 상승 분위기를 탔다.
먼저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반도체레버리지'와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ETF는 연초 대비 각각 29%, 21% 상승했다.
이들 두 종목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 새 시가총액을 30조원 늘리면서 코스피 2600선 회복과 지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 빅2 종목을 제외한 중소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둔 상품들의 수익률도 준수하다는 것이다.
'SOL반도체전공정'은 연초 대비 21% 상승했고, 'SOL반도체후공정'은 19%, 'SOLAI반도체소부장'도 19% 올랐다. 이들 상품의 구성 종목 비율 1위인 종목은 각각 HPSP(15.71%), 이수페타시스(17.19%), 한미반도체(14.75%)다. 주간 기준으로 봐도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 'KIWOOM K-반도체북미공급망' ETF 등 모두 1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 팀장은 "과거 인공지능(AI)이 부각될 때는 후공정 기업들만 랠리를 펼쳤다. 지금은 DDR5 등 최신 레거시 반도체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이 섞이면서 전공정과 후공정 기업 모두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종목 주가 우상향은 D램 가격의 상승세와 맞물린다. DDR5 D램 현물가격은 최근 한 달 사이 4.9달러에서 5.1달러로 7.8% 올랐다. 이 같은 D램 가격 상승은 7개월 만이다.
여기에 중국의 내수 반등 기대감도 레거시 반도체 수요 증가의 기폭제로 작용한다. 중국은 올해 최우선 경제 목표를 내수 진작으로 설정하고 소득 증대 및 소비 환경 개선을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각국에서 동시다발로 이뤄진 금리 인하가 글로벌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수요 반등을 만들고 있다. 올해도 각국이 재정 완화 정책을 준비하고 있어 정보기술(IT) 기기와 범용 메모리반도체 반등은 시작 단계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