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외국인 컴백' 발판 되나…코스피 수급 개선 기대
외국인 시총 비중 9개월째 20%대 지지부진…과거 공매도 재개 땐 외인 시장참여 증가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 '쑥'…반도체 업황 개선·환율 안정시 시너지↑
곽윤아
입력 : 2025.03.23 06:30:21
입력 : 2025.03.23 06:30:21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오는 31일 전면 재개되는 공매도가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컴백'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달까지 최근 7개월간 이어진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순매도로 증시의 탄력성이 약해진 상황에서, 공매도 재개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이 증시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 조치가 외국인 자금의 추세적인 유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 안정, 국내 정치 리스크 해소 등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과거 공매도 재개 땐 외국인 시장참여 증가…'셀 코리아' 탈출 기대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시가총액은 지난 21일 기준 741조482억원으로 전체(2천537조원)의 29.2%를 차지했다.
외국인 시총 비중은 지난해 9월 30%선 아래로 떨어진 뒤 6개월째 2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코스피를 지속 순매도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27조1천993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는 공매도 재개가 외국인 수급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외국계 펀드는 주식 투자 시 보유 주식의 가격 하락 위험을 헤지(손실 회피)하기 위해 공매도를 활용해 롱숏 전략(매수와 매도를 동시에 취하는 기법)을 펼친다.
이 때문에 그간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외국인 자금 유입에 걸림돌이 된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직전인 2023년 10월 공매도 대금의 60% 이상이 외국인 자금이었다"며 "헤지용 롱숏 전략을 펼치는 외국인 특성상 공매도가 재개되면 수급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3차례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재개됐을 때도 가장 두드러진 반응은 금지 기간 줄어들었던 외국인의 시장 참여가 다시 회복됐다는 점"이라며 "이번에도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의 상승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증권이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비중은 2008년 10월 공매도 금지 전 31~32% 수준에서 공매도 금지 후 1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이 수치는 이듬해 6월 공매도가 재개되자 차츰 올라 20%대를 회복했다.
두 번째 공매도 금지(2011년 8월~2011년 11월) 사례를 봐도 공매도 금지 전과 후, 공매도 재개 당시 외국인 비중은 18~19%→15~16%→20%대로의 회복 흐름을 보였다.
세 번째 공매도 금지(2020년 3월~2021년 5월) 땐 18~19%→12~13%→17~18%의 비중 변화가 나타났다.

[현대차증권 제공]
◇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청신호…외국인 장기투자 자금 유입 효과 공매도 재개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청신호가 켜진 점도 외국인의 귀환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글로벌 시장의 주요 벤치마크 지수인 MSCI 지수는 세계 지수를 경제 규모와 개방성 등 기준에 따라 선진국, 신흥국, 프런티어 시장으로 구분한다.
MSCI는 매년 6월 세계 증시 분류 결과를 발표하는데, 지난해 6월에는 한국을 신흥국 시장으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지난 2023년 10월 단행된)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해 시장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달리 말하면 공매도 재개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선결 조건 중 하나로 강조한 셈이라서, 이번 공매도 재개로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MSCI 선진국 지수는 신흥국 지수보다 추종 자금이 많고 대부분 장기투자 자금이라는 점에서 외국인 자금의 안정적인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신민섭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넘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1년 이상 올라야 한다.
즉 공매도 재개로 오는 6월 관찰대상국에 오르더라도 정식 편입 여부는 내년 6월에야 발표되는 것이다.
이상연 연구원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더라도 추종 자금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들어온다"며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기대한 선제적인 자금 유입, 이후 실제 자금 유입을 지금 단계에서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 반도체 업황 개선·원/달러 환율 안정시 추세적 자금 유입 기대도 물론 외국인 자금의 추세적인 유입을 위해서는 공매도 재개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를 둘러싼 다른 투자 환경들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
최근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실제 외국인의 코스피 매도세가 차츰 수그러들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17~21일) 외국인은 2조7천750억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해 주간 기준으로 10주 만에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외국인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감산 효과와 중국발 수요 증대로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실적 기대감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인수합병, 수주 소식 같은 이벤트에 기반한 추가 상승 모멘텀도 기대된다는 점에서 반도체 산업 비중이 큰 한국 증시에 관심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도 차츰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외국인의 순매도 확대는 반도체 업종 중심의 실적 둔화뿐만 아니라 원화의 급격한 약세 영향도 컸다"며 "최근 달러화 강세 둔화로 원/달러 환율도 점차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대통령 탄핵 심판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더 안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수출 품목의 타격은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일 수 있어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ori@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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