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탄핵 선고 코 앞 1,460원대 굳어진 환율…1,500원 가나
힘 못 쓰는 원화…美 대선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 6% 넘게 떨어져"4월 초 1,500원 넘을 수도…이후 불확실성 해소되며 하락 전망"
민선희
입력 : 2025.03.30 06:09:00
입력 : 2025.03.30 06:09:00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17p(1.89%) 내린 2,557.98로 마감했다.2025.3.28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와 자동차 관세 부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에서 굳어진 모습이다.
우리나라 원화 가치는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달러 대비 6% 넘게 떨어지는 등 유로, 엔, 위안화 같은 주요국 통화보다도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관세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 윤 대통령 탄핵 선고 결과에 따라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대를 터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 환율 6거래일째 1,460원대…원화, 美 대선 전보다 6.1% '뚝' 3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의 지난 28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66.5원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이후 6거래일 연속 1,460원대다.
주간 거래 종가가 6거래일 연속 1,460원 선을 웃돈 것은 지난해 말(지난해 12월 26일∼올해 1월 6일)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올해 1분기 평균 환율은 1,450원이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 28일까지 평균이 1,452원에 달했다.
이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 1분기(1,596.9원) 이후로 최고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된 국내 정국 불안 여파가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주요국 통화 흐름을 보면 원화 가치 하락 폭이 두드러진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전인 지난해 11월 5일 이후 6.11%(야간 거래 종가 기준) 하락했다.
유럽연합 유로(-0.84%), 영국 파운드(-0.14%), 스위스 프랑(-2.06), 호주달러(-4.70%), 캐나다 달러(-2.93%), 중국 역외 위안(-2.25%), 대만달러(-3.60%) 모두 달러 대비 가치가 하락하긴 했지만, 원화만큼 낙폭이 크지는 않았다.
일본 엔(+1.04%), 스웨덴 크로나(+7.20%), 러시아 루블(+17.72%) 등은 달러 대비 가치가 상승했다.
원화보다 절하 폭이 큰 통화는 정국 불안을 겪고 있는 튀르키예 리라(-9.52%) 정도였다.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경계감이 고조됐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의 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원화는 기본적으로 관세에 민감한 통화"라면서 "중국의 수출 경쟁력 상승에 가장 피해를 보는 국가가 한국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수출 시장을 잠식하는 만큼 한국 기업들이 수출 시장을 고스란히 빼앗기는 상황이 됐고, 반도체 경쟁력도 후퇴하면서 대만에도 한국의 수출 시장을 조금씩 내주는 형국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에 비교적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4월 자동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국 경제 충격 가능성 우려감이 반영되면서 원화가 다른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도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의 변론을 종결한 후 거의 매일 평의를 열어 사건을 심리했으나, 한 달 넘게 선고일을 지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에 대응이 미흡한 국가 통화를 중심으로 달러 대비 약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예상보다 길어지는 국내 탄핵 정국도 원화 약세 요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연합인포맥스 화면 캡처]
◇ "4월 초 환율 1,500원 터치 가능성…하반기 갈수록 하락"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환율이 4월 초 1,500원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관세와 탄핵 정국이 맞물린 2분기에 환율 연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 1,500원대 터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관세 충격 정도에 따라 1,500원대로 올라설 수도 있지만, 추가 협상 여지 등 호재가 있으면 1,500원보다 꽤 낮은 수준에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윤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되면 국내 정국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이는 우리나라의 신인도를 크게 저하할 수 있다"며 "국내 고유 정치 위험만으로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올라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탄핵이 인용될 경우 환율이 1,450원대를 하회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시장의 관심이 향후 정치 일정 불확실성, 컨트롤 타워 부재 장기화 등으로 되돌려지면서 1,430∼1,440원 수준 아래로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을 1,455원으로, 거래 범위를 1,430∼1,500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다음 달 2일 발표할 것으로 예고된 미국의 상호관세가 한국을 포함한 '지저분한 15' (Dirty 15)국가들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정책이 발표되기보다는 추가 검토나 협상 여지를 두고 새로운 기한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경우 환율은 시차를 두고 소폭 내릴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말로 갈수록 환율은 점차 내릴 것이라는 게 대부분 시장 전문가의 시각이다.
이 연구원은 "4월 환율의 상방 위험이 매우 큰 탓에 환율이 일시적으로 급등할 가능성도 있지만, 2분기 중 관세 우려와 정국 불안 등 원화 저평가 요인이 해소된다면 점차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연말 미국 경기 둔화, 유로존·중국 경기 회복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도 1,400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4월 초 탄핵 선고 이후 원/달러 환율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2∼3분기 1,350원대를 저점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 고점 논란, 성장 예외주의 희석으로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는 저평가된 원화 가치 정상화를 유발하는 요인이라는 게 민 연구원의 설명이다.
다만 연말에는 미국으로 글로벌 자금 유입이 재개되면서 1,400원대를 회복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사업부 전문위원은 "원화 펀더멘탈이 약하지만, 국민연금 환 헤지 물량 경계감 등으로 인해 1,500원대 진입 여부는 아직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2분기까지 환율이 1,400원대 초중반을 등락하다가, 3분기에는 평균 1,400원, 4분기에는 1,380원 정도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ssu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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