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국제에너지안보회의 개막…위기의 청정에너지 논의

트럼프 '드릴 베이비' 親화석연료 추진…英 "저탄소 에너지가 곧 안보"
김지연

입력 : 2025.04.24 20:20:50


런던에서 열린 에너지 안보 국제 회의
[로이터 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세계 에너지 안보를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이틀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영국이 공동 주최한 '에너지 안보 미래 정상회의'에서는 에너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정학적·기술적·경제적 요인을 살펴보고 에너지 안보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IEA는 주요 논의 대상은 에너지 연료별 공급·수요 변화와 에너지 체계에서 전기의 역할, 청정에너지 기술 및 공급망 발전, 청정에너지 기술에 필요한 광물과 금속 가용성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이어지는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 정책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열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란 구호 아래 석유 증산, 가스 수출 확대 등 친(親) 화석연료 정책을 천명하면서 전 세계에선 저탄소·청정 에너지 전환을 둘러싼 의견충돌이 빚어진 상황이다.

AFP 통신과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약 60개국이 장관급을 이번 회의에 파견했으나 미국에서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대신 토미 조이스 에너지부 국제협력실 차관보 대행을 보냈다.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 중국과 OPEC+(OPEC과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는 불참했다.

스카이뉴스는 "이번 회의에는 많은 것이 걸려 있으나 (성과에 대한) 희망은 크지 않다"면서 "관세, 무역전쟁이 에너지 부문을 방해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화석연료 광풍과도 맞서야 하기 때문"이라고 해설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경제적으로 부담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확보를 위한 유럽의 노력을 설명한다.

EU 집행위원회는 2027년까지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를 단계적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동 주최국인 영국은 전력 부문 탈탄소화를 목표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서 미국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키어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는 이날도 에너지 공기업 '그레이트 브리티시 에너지'를 통해 5년간 해상풍력 공급망에 3억파운드(약 5천7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개회사 하는 밀리밴드 영국 에너지안보 장관
[EPA 연합뉴스]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탄소중립 장관은 개회사에서 "우리는 국제 화석연료 시장에서 가격을 정하는 쪽이 아니라 수용하는 쪽"이라며 "우리의 전탄소 전력 비전은 기후 대응을 넘어선 차원으로, 국산 저탄소 전력은 에너지 안보로 향하는 국가적 경로"라고 말했다.

밀리밴드 장관은 기후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잘 알려진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축사도 대독했다.

찰스 3세는 축사에서 "모두 지구를 위한 더 청정한 에너지로의 전환과 시민들을 위한 에너지 안보를 모색하는 가운데 이와 같은 회의는 국가간, 글로벌사우스와 영연방 국가간 공동 대응 모색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각국이 각자의 길을 따르더라도 우리에게는 파트너로서 함께 일할 수 있는 많은 공동의 과제와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cheror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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