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기업 아냐"… 코스닥 130社 대거 강등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5.06 17:15:28 I 수정 : 2025.05.06 19:04:51
코스닥 시련의 계절
에코프로·카카오게임즈 등
'엘리트 리그' 탈락기업 속출
승격은 68개로 사상 첫 순감
바이오·로봇 기업만 선전






규모가 작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매출과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매년 순증하던 우량기업부가 처음으로 쪼그라들었다. 우량기업부는 각종 재무 요건과 기업 규모 등을 충족하는 기업들로 꾸려지는데, 핵심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당기순이익 등이 기준치에 미달한 상장사가 대거 발생한 것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연도 코스닥 시장 정기 소속부 심사를 통해 우량기업부 기업 526개 중 에코프로와 카카오게임즈 등 130개가 강등됐다. 197개사로 출범한 우량기업부는 매년 5월 최초 매매일에 공표되는 정기 심사 결과에서 매번 순증을 이어가면서 500개사 수준까지 늘어났지만, 올해 승격되는 기업이 68개에 그치면서 첫 순감(62개)이 일어났다.

지난해 정기 심사 당시 1722개였던 코스닥 상장사가 1793개까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감소세다.

이번에 강등된 130개사 중 재무 요건을 못 맞춘 기업만 118개에 달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3년간 ROE가 평균 5% 이상 또는 당기순이익 평균 30억원 이상 △최근 3년간 매출액 500억원 이상 등을 우량기업부 지정 재무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중 ROE 및 당기순이익 기준을 못 맞춘 기업이 62개였고, 매출액 기준을 못 맞춘 곳도 56개가 나왔다.

한국거래소는 2011년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벤처·일반기업부로 운영되던 '소속부 제도'를 개편했다. 벤처기업부·중견기업부·기술성장기업부의 상장사가 각종 요건을 만족하면 우량기업부로 승격시키고 반대의 경우 하위 기업부로 강등하는 형태다.

증권가에서도 중소기업 중심의 코스닥 상장사들의 수익성과 자금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중소 제조법인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해 1분기 65에서 4분기 56까지 하락하며 2014~2023년 평균치(69)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채산성이 나빠지는 흐름"이라며 "중소기업의 대출 태도와 대출 수요 차이가 가파르게 커지는 등 부도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는 성장성을 인정받아 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기술성장기업부 기업들이 선전했다. 이번 정기 지정에서 알테오젠을 비롯한 기술성장기업부 6개사가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2022년과 2023년 정기 지정 당시에는 기술성장기업부 소속 기업의 승격 사례가 없었을 정도로 특례상장 기업의 '우량기업화'가 드물었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6개사가 올라간 것이다. 기술성장기업부 소속 기업들 주가도 올해 들어 가파르게 치솟았다. 코스닥 기술성장기업부 지수는 지난 1월 1일부터 변경 전까지 16.09% 치솟으면서 코스닥 지수 상승률(5.76%)을 세 배 가까이 웃돌았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주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으로 부상한 로봇주를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돋보이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기술성장기업부 대장주였던 알테오젠은 올해 들어 4월까지 13.41% 상승했고, 펩트론(60.41%)과 에이비엘바이오(118.06%), 올릭스(145.07%) 등도 주가가 급등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클로봇은 각각 66.26%, 100.67% 올랐다. 반면 우량기업부 지수는 같은 기간 4.4% 오르는 데 그치면서 코스닥 지수에도 못 미쳤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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