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비트코인 10만弗 코앞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5.05.08 17:21:00
연준, 실업·인플레 위험 지적
'디지털 금' 기대감 되레 커져








경제 불확실성 확대 영향에 미국 기준금리가 3연속 동결을 이어갔지만 비트코인은 반등했다. 일각에선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2.97% 오른 9만9349.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9만9000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2월 초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이날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주목했다. 연준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1월, 3월에 이어 세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너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FOMC에선 미국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실업률과 물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현상이다. 연준은 성명서에 "더 높은 실업과 더 높은 인플레이션의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평가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3월보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더 높은 실업 리스크가 커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에도 비트코인은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한때 9만9406.51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위험자산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호재로 인식된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위험자산엔 악재로 꼽힌다. 미국의 마지막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났던 1970년대 석유 파동 때 S&P500지수는 고점 대비 50%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단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인 '디지털 금'으로서의 역할이 주목받으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없었음에도 가격이 상승했다. 주식과 달리 금 같은 안전자산 가격은 과거 스태그플레이션 때 폭등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에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났던 1976년 하반기부터 1980년까지 금 가격은 온스당 100달러에서 650달러까지 급등했다.

잭 판들 그레이스케일 리서치 헤드는 "연준은 현재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이는 비트코인엔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과거 스태그플레이션 때 금 같은 가치 저장 수단이 주목받은 바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과거 스태그플레이션 시기 때 존재하지 않았지만 희소가치가 높은 디지털 재화이자 현대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회복되자 미국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파사이드인베스터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에 1억423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날 기준 누적 순유입 금액은 406억8900만달러로 지난 2월 7일 기록한 역대 최대 금액인 407억560만달러에 매우 근접한 상태다.

한편 비트코인이 상승하자 다른 알트코인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리움(4.44%), XRP(2.15%), BNB(1.42%), 솔라나(3.53%) 등 알트코인은 각각 24시간 전 대비 소폭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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