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노인가구 수가 사상 처음으로 500만가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로 추락한 가운데 기대수명은 길어지면서 전체 인구는 줄었고, 평균 연령은 20년 전의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질 만큼 '늙은 나라'로 전락하고 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2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노인가구는 1년 전보다 28만가구 증가한 501만6000가구로 나타났다. 2000년에는 173만4000가구였지만 21년 새 약 세 배 증가했다.
노인가구 비중도 역대 최대다. 2021년 노인가구 비중은 22.8%로 2000년(12.1%)보다 약 두 배 늘어났다. 노인가구 셋 중 하나는 독거노인가구다. 노인가구 가운데 홀로 사는 1인 가구 비중은 36.4%로 가장 많았고 부부나 형제, 자매가 함께 사는 1세대 가구가 36.2%로 뒤를 이었다. 자녀와 함께 사는 2세대 가구는 23%였으며 3세대 가구는 3.4%에 불과했다. 노인가구 중 1인 가구가 1세대 가구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인인구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약 902만명으로 전년보다 45만명가량 늘었다. 노인인구 비중은 17.5%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전체 인구는 줄었다. 작년 우리나라 총인구는 5163만명이다. 2020년 518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감소했다. 이처럼 노인인구와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기대수명이 늘고 출생율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기준 기대수명은 10년 전보다 3년 증가한 83.6년이다.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긴 편이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2위다. 수명이 이처럼 늘어나는 가운데 출생율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중위연령은 45세로 올라섰다. 중위연령은 전국 인구를 나이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를 의미한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1980년 21.8세의 두 배가 넘는다. 통계청은 지금 추세대로라면 중위연령이 2070년 62.2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노인인구에 대한 한 사회의 부양 비용 정도를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작년 24.6명으로 20년 새 두 배 이상 뛰었다.
결혼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만 13세 이상 인구 가운데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의 비중은 50.0%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줄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절반 이상인 55.8%가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여성은 44.3%가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