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기차로 착각할 정도의 주행감…벤츠 AMG E 플러그인하이브리드(종합)
E클래스 기반 고성능 모델…전기 모드로 실연비 11.7㎞/L 기록최신 G바겐, 850Nm 토크로 가속…벤츠코리아 대표 "주된 목표는 고객 만족""내년 브랜드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신차 출시…내달 한국에 세계 첫 마이바흐 센터"
임성호
입력 : 2025.06.25 19:45:56
입력 : 2025.06.25 19:45:56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서귀포=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세단 E클래스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입차 중 하나다.
E클래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2만5천937대가 팔려 9년 연속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다.
차량은 국내에 처음 소개된 2003년부터 11세대가 출시된 작년까지 36만2천771대가 팔려 수입차 중 유일하게 누적 판매량 30만대를 넘겼다.
E클래스의 '끝판왕'이라고 볼 수 있는 고성능 모델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가 최근 국내 고객을 만났다.
E클래스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의 에너지 효율성을 더한 이 모델이 고성능 시장에서도 E클래스의 입지를 넓힐지 관심이 쏠린다.

[촬영 임성호]
지난 24일 제주 한라산 자락의 앰버 퓨어힐 호텔에서 흰색 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을 처음 접했다.
벤츠코리아는 이날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연 '드림 라이드 인 제주' 행사에서 최근 1년여간 출시한 7종의 럭셔리 라인업의 시승을 제공했는데 추첨을 통해 해당 모델의 시승이 결정됐다.
차를 마주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라디에이터 그릴이었다.
발광 기능을 기본으로 갖춘 수직 루브르(창살) 디자인의 AMG 전용 라디에이터가 고급스럽고 깔끔한 느낌을 냈다.

[촬영 임성호]
AMG 로고가 선명한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조용하고 부드럽게 차가 달릴 준비를 했다.
기본 설정된 'EL'(일렉트릭) 주행 모드에서는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어 전기차로 착각할 정도였다.
이 모드로는 최고 시속 140㎞로 국내 인증 기준 66㎞ 거리까지 전기 모터만을 동력원으로 주행할 수 있다.
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는 EL 모드에서 4가지의 회생제동 단계를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낮은 단계에서는 내연기관차 같은 느낌으로 주행할 수 있었고, 가장 강한 단계에서는 전기차처럼 원 페달 드라이빙으로 배터리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다만 주행 시 브레이크 페달이 다소 딱딱해 신속히 제동하려면 페달에 힘을 실어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다.

[촬영 임성호]
7개 주행 모드 중 C(컴포트) 모드는 일상 주행에 가장 적합했다.
3.0L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전기 모터가 뒷받침하면서 직선 도로는 물론 중간 산길의 와인딩 코스까지 어떤 길에서나 차가 편안하면서도 민첩하게 나아갔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고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AMG 특유의 거친 숨결이 뿜어져 나왔다.
엔진과 전기 모터가 힘을 한데 모은 최대 585마력의 시스템 출력과 750Nm의 시스템 토크에 힘입어 차가 폭발적인 가속력을 발휘했다.

[촬영 임성호]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3.8초로 전작보다 0.7초 줄었다.
전기 모터가 내는 480Nm의 강한 토크가 바로 치고 들어오면서 실제로는 그보다 더 빨리 속도가 오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차의 또 다른 매력은 전기 모터가 제공하는 연비 효율이다.
제주도 서쪽 해안도로와 한라산 1100고지를 거쳐 126㎞의 시승 코스를 달린 뒤 측정한 연비는 L당 11.7㎞로, 복합 연비 8.6㎞/L를 크게 웃돌았다.
주행 거리의 42%를 전기 모드로 달려 연료 소모를 줄인 덕이었다.
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은 고성능 세단으로서는 드물게 저공해 차량 2종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혼잡 통행료와 공영 주차장 주차 요금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촬영 임성호]
다음 날인 25일에는 작년 12월 국내 출시된 '더 뉴 AMG G 63'를 시승할 기회를 얻었다.
차량은 585마력의 최고 출력과 850Nm에 달하는 최대 토크의 동력성능을 갖췄는데 이번 모델에 새로 적용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ISG)가 200Nm의 토크를 더했다.
그 덕에 공차 중량만 2.6t을 넘는 육중한 차체가 망설임 없이 치고 나가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벤츠코리아는 신차 출시와 서비스 강화를 통해 수입차 시장 최강자 자리를 다시 탈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벤츠는 2016∼2022년 수입차 판매 정상을 지켰으나 2023년부터는 2년 연속 BMW에 왕좌를 내줬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는 시승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판매량 1위를 원하지 않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가장 주된 목표는 고객 만족"이라며 "항상 최고를 추구하고, 품질에 대한 기준이 까다로우며 최신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는 한국은 벤츠 브랜드와 정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차 출시와 관련해서는 "내년에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내연기관차와 순수전기차는 물론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전동화 모델을 들여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벤츠의 최상위 럭셔리 서브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첫 2도어 스포츠카 '마이바흐 SL'을 출시한다.
세계 최초의 마이바흐 브랜드 센터(전용 전시장)도 내달 중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문을 열 예정이다.
바이틀 대표는 "럭셔리 그 자체인 마이바흐를 고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곳"이라며 "브랜드 체험과 역사를 아우른 공간으로 한국 고객에게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촬영 임성호]
s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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