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물 하이웨이' 사업 추진 난항에 환경부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대구시 "국정과제로 반영해 어디든 하루빨리 옮겨달라"
한무선
입력 : 2025.07.06 08:30:01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김현태 김선형 기자 = 대구시가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새 정부에서 이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해 대구 취수원 이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구 물 문제 논의하던 홍준표 대구시장과 권기창 안동시장 [연합뉴스 자료 사진]
6일 대구시와 지역 정가에 따르면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환경부를 상대로 대구 취수원 이전에 관해 질의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관련 비용 등 문제점을 지적하자 금한승 환경부 차관이 "어느 한 대안에 매몰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점에서 다시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해 대구시가 민선 8기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취수원 안동댐 이전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고' 이후 논의돼온 대구 취수원 이전사업이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상황을 또다시 맞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구 취수원 이전사업 추진은 낙동강 페놀 오염 사고 이후 각종 물 오염 사고에 시달리던 대구시가 2009년 구미공단 상류 지역으로 취수장을 이전하도록 정부에 건의하면서 비롯됐다.
이는 구미지역의 반대로 10년 넘게 표류했으나 낙동강 수질 개선 필요성을 절감한 정부의 주관으로 2022년 대구시와 구미시가 구미 해평취수장을 공동 이용하기로 협정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민선 8기 출범 이후 대구시와 구미시가 취수원 이전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갈등했고 같은 해 이 협정은 사실상 용도 폐기됐다.
이후 대구시는 낙동강 상류인 안동댐 물을 공급받기로 하고 안동댐에서 대구까지 110㎞ 길이의 도수관로를 연결해 문산·매곡 정수장까지 원수를 공급하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난해 12월 계엄·탄핵 등으로 이어진 불안한 정국 속에 시민단체와 관련 지자체들 반대로 진척을 보진 못했고, 이 사업을 국가 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낙동강 유역 물관리위원회가 끝내 열리지 않아 다음 정부 과제로 넘어왔다.
앞서 대구시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에게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을 지역 대선공약으로 반영해달라고 제안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당시 지역공약집에는 '취수원 다변화' 방침이 담겼을 뿐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후 새 정부와 여당이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과 관련해 회의적이라는 기류가 전해지면서 대구시는 지난달 안동댐뿐만 아니라 구미 해평취수장도 취수원 이전지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계획도 [대구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러한 가운데 환경부 차관이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 전면 재검토를 언급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 무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취수원 이전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갈 경우 대구시민의 먹는 물 문제 해결은 또다시 요원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안동댐 이전이 그대로 되면 좋겠지만 물 정책에 대한 결정 권한이 중앙정부에 있으므로 이전지가 어디가 됐든 이 문제를 반드시 국정과제에 반영해 대구 취수원을 하루속히 옮겨달라"며 "이전지 결정 때 관련 민원을 제기하는 지자체가 있다면 정부가 설득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관련 안동시 수자원정책과 관계자는 "환경부가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을 취소하겠다는 게 아니라 다 검토하겠다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안동은 대구에 물을 주고 싶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구미시 한 관계자는 "취수원과 관련해 중앙부처나 대구시로부터 어떤 연락을 받은 적이 없기에 공식 입장은 없다"며 "해평취수장 협정 파기는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한 것이며, 대구 취수원 이전에 대한 전면 재검토 얘기가 나오긴 하지만 구미시는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