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에 총쏘기"…브릭스, 트럼프의 추가 관세 위협에 '발끈'

대미 적자국 브라질 "美, 양자협상 선호가 더 큰 문제" 비판백악관회담 때 '진땀' 뺀 남아공 대통령 "힘이 곧 옳음 아냐"
이재림

입력 : 2025.07.08 02:30:16


7일(현지시간) 단체 사진(family picture) 촬영하는 브릭스 정상회의 주요 참석자들
[리우데자네이루 EPA=연합뉴스.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러시아와 중국 등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 회원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위협을 비판하며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세우수 아모링 브라질 대통령실 국제관계 특별보좌관(특보)은 7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진행된 17차 브릭스 정상회의 중 가진 CNN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를 '제 발에 총 쏘기'(도끼로 제 발등 찍기와 같은 의미)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브라질 입장에서 미국은 교역 성적표가 좋지 못한 국가 중 하나다.

브라질 정부에서 공개한 교역액 수치를 보면 지난해 브라질은 대미 교역에서 400억 헤알(68억 달러·10조원 상당) 적자를 기록했다.

이미 '재미'를 보고 있는 미국이 브라질을 상대로 관세를 새로 더 얹은 건, 되레 미국에 비합리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아모링의 지적이다.

브라질에서 외교장관(2003∼2010년)과 국방장관(2011∼2014년)을 역임한 아모링 특보는 "사실 미국의 관세는 가장 큰 문제는 아니다"라며 "글로벌 교역 시스템의 변화, 즉 다자간 협상 대신 양자 간 협상을 선호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더 중대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루스소셜에서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완전한 감시하에 있는 이란의 '평화적 핵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을 규탄하는 한편 '무차별적으로 인상한 관세 부과'에 따른 글로벌 교역 질서 교란을 성토한 브릭스 정상 공동 선언문 공개 이후 나왔다.

선언문 자체에 '트럼프'가 적시되진 않았다.

아모링 브라질 대통령 특보는 "항상 위협과 관세를 내세운다면, 다른 국가들은 대안을 찾아 서로 협상할 것"이라면서 브릭스 회원국의 연대를 통한 공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 중인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도 "브릭스 같은 매우 긍정적인 연합체의 움직임이 있을 때,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해당 참여국을 벌주려는 듯한 모습이 있다는 건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힘이 곧 옳음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브릭스는 다른 어떤 강대국과도 경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논의를 통합 합의 정신을 역설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특히 지난 5월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이고 검증된 증거도 없이 '백인 학살'을 주장하고 나서 이를 반박하느라 진땀을 빼는 등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러시아 역시 트럼프의 위협에 "브릭스 내 (회원국 간) 상호 움직임은 제3국을 겨냥한 적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AFP통신이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브릭스에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가 공식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브릭스 국가들의 달러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세계 경제의 약 39% 정도다.

walde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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