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페라리가 별거야? 올해 20% 오른 이상품에 줄서는 사연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3.04.04 14:56:47 I 수정 : 2023.04.04 15:43:25
LVMH·에르메스 신고가 행진
럭셔리 초부유층 비중 30% → 40%
브랜드 파워·높은 마진이 주가 견인


루이비통 매장. 사진=연합뉴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에르메스, 리치몬트, 메르세데스 벤츠, 페라리 등 글로벌 럭셔리 관련주들을 담은 명품 펀드들의 수익률이 쏠쏠하다. 경기침체 경고에도 고소득층의 탄탄한 소비 여력으로 인해 명품주 신고가 행진이 지속되면서 펀드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일 글로벌 럭셔리 상장지수펀드(ETF)인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 ETF는 최근 3개월 동안 2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ETF 외 공모펀드인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펀드’ 및 ‘삼성픽테프리미엄브랜드 펀드’의 수익률도 같은 기간 16.2%, 14.4%에 달했다. 이들 럭셔리 펀드들은 단기 수익률뿐만 아니라 장기 성과 또한 돋보였다. 삼성픽테프리미엄브랜드 펀드,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펀드의 3년 수익률은 각각 87.5%, 99.6%인 것으로 나타났다.

럭셔리 펀드들이 편입한 자산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리치몬트, LVMH, 에르메스. 페라리, 벤츠 등 브랜드 파워가 우수한 종목들이다. 이들 명품주들은 보통 시가총액이 큰 편임에도 올해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전 세계 시가총액 순위 16위이자 루이비통, 디올, 셀린느, 지방시 등 화려한 브랜드 라인업을 보유한 LVMH의 경우 올해 주가가 24% 올랐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까르띠에, IWC, 바쉐론콘스탄틴 등 명품 시계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트 주가도 올해 23% 상승했다. 그 밖에 에르메스(28%), 페라리(26%), 메르세데스 벤츠 그룹(14%) 등도 주가가 올랐다.

이들 명품주들은 경기둔화가 현실화하더라도 이익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상급 브랜드일수록 희소성을 위해 판매량을 제한하기 때문에 다른 경기소비재 제품 대비 가격 인상 요인도 크다. SG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럭셔리 매출 증가에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기여도는 2019년 50%에서 2022년 70%로 대폭 늘었다. 럭셔리 매출에서 초부유층 비중은 지난 2020년 30%에서 2021년 35%, 2022년 40%로 증가했다.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은 “2000년대 이후 럭셔리 섹터는 2~3년을 주기로 상승, 하락 사이클 전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도 “경기 사이클과 무관한 소수 초부유층의 소비로 과거보다 개선된 사이클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기조를 전환하면서 명품 소비 수요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명품주 수급 개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정주 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중국 리오프닝으로 펀드 내 럭셔리 종목들이 좋은 수익률을 보이며 펀드 성과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높은 마진율은 실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LVMH의 올해 추정 매출액, 순이익은 851억유로, 160억유로로 전년 대비 각각 7.5%,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르메스, 페라리의 올해 매출액도 전년 대비 각 1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명품주들의 또 다른 장점은 높은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시장이 용인한다는 점이다. 페라리의 경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38.9배로 기타 완성차 업체들 대비 월등히 높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내 입지가 유사한 에르메스의 12개월 선행 PER도 (동종업계 대비 높은) 47.7배 수준”이라며 “페라리는 자동차 업계의 재고 상승, 수요 둔화 이슈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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