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은 11번가 대표, '구원투수' 등판하나
입력 : 2023.04.05 08:20:07
제목 : 안정은 11번가 대표, '구원투수' 등판하나
직매입 늘리며 불어난 재무 압박…'투톱' 하형일·안정은 올해 전략은?[톱데일리] 지난해 직매입 확장으로 적자가 불어난 11번가에게 올해는 사업적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재무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새로 부임한 안정은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기존 하형일 대표와 함께 올해 2인 각자 대표 체제에 나선 11번가의 수익 개선 과제가 시급하다.
◆ 재무 압박 가중…SK스퀘어 나서나
11번가는 지난해 매출 7890억원으로 전년(5615억원) 대비 40.5% 급증했다. 출범 첫 해(2018년) 매출 2280억원(분할 후 9~12월 넉 달치)과 비교하면 그간 4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문제는 직매입과 함께 늘어난 적자폭이다. 상품 구매 비용 증가로 영업손실 규모는 1515억원으로 전년(694억원) 대비 2배 이상 불어났다.
당장의 문제는 11번가가 직매입을 늘리며 발생한 재무 부담을 감당해 내는 것이다. 지난해 사업 변화로 재고자산은 1년 만에 75억원에서 753억원으로 10배 급증했다. 재고자산의 평가손실충당금만 34억원 발생했다. 해당 평가손실은 2년 전만 해도 1억원 수준에서 관리가 됐던 항목이다.
게다가 물류 효율화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11번가는 쿠팡이나 SSG닷컴 등의 자체 물류가 아닌 제조사나 판매사의 물류 공간을 활용하는 '벤더플렉스(VF)' 방식을 따른다. 자체 물류센터 구축에 드는 공사 비용은 아낄 수 있지만, 변화에 민감한 이커머스 시장 내 고객 맞춤형 대응이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있다는 한계는 있다.
물론 VF는 임대 방식이기에 물류센터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도 있다. 현재 11번가 물류센터 3곳의 규모는 3만평 수준으로 향후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도 물류센터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11번가의 물류센터 등 건물 임대에 들어간 리스부채는 지난 1년 만에 621억원으로 236% 증가했다.
현재 모회사 SK스퀘어의 지원 사격은 미미한 실정이다. 지난 2021년 11월 SK텔레콤 인적분할 당시 11번가가 SK스퀘어에 편입된 이후, 여전히 SK스퀘어와 시 너지 창출은 부족하다. 지난해 SK텔레콤 계열에선 316억원의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SK스퀘어 계열에서는 총 매출의 0.1% 수준인 10억원의 거래 지원에 그쳤다.
게다가 SK스퀘어에겐 재무 개선이 더욱 시급한 자회사들이 기다리고 있어 11번가는 상대적 관심도에서 점점 멀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SK스퀘어 핵심 포트폴리오인 원스토어는 342억원, 티맵모빌리티 1662억원, 콘텐츠웨이브 1351억원의 순손실로 각각 전년보다 20배, 6배, 2배 적자폭이 커졌다.
◆ 머리 싸매는 하형일·안정은 '투톱 체제'
올해부터 11번가가 안정은 대표를 기존 하형일 대표와 함께 '투톱(two top) 체제'에 앉히면서, 안 대표의 역할과 사업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11번가는 지난해 12월 안정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하 대표는 IPO 등 기업가치 전략, 안 대표는 차별적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안 대표는 야후코리아를 거쳐 네이버 서비스기획팀장, 쿠팡 PO실장, LF e서비스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 법인 출범 시기에 합류해 서비스 총괄 기획 등을 담당했다. 앞서 전 세계 이커머스 1위 아마존과의 협업,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라이브11', 슈팅배송 서비스 등도 안 대표의 손에서 나온 서비스다.
결국 하형일 대표가 IPO 준비에 매진하도록, 안정은 대표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사업적 돌파구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 환경은 더욱 악화돼 기존 전략만으론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투자심리 위축, 출혈 경쟁 격화, 온라인 쇼핑 성장세 둔화 등 '삼중고'에 처해 있다.
안 대표가 참여했던 아마존과의 '윈윈(win-win)' 전략은 수익 개선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11번가에 따르면 아마존 관련 매출은 현재 거의 없는 상황이다. 11번가는 지난 2021년 8월 아마존과 협업해 직구입 절차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시작한 후, 현재는 애플과 구글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당장 오픈마켓 부문이나 직매입 이외에서 수익성을 만회할 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진 않다. 11번가는 최근 신사업으로 '신선밥상(신선식품)', '우아럭스(명품)'에 이어 신규 버티컬 서비스(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판매·제공하는 사업) 리퍼비시(리퍼) 전문관 '리퍼블리'를 시작했지만, 서비스 초기인 만큼 출혈 경쟁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 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4.14 15:30
SK스퀘어 | 84,100 | 1,000 | -1.18%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