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정유업황 SK이노 1.2조 유상증자
송민근 기자(stargazer@mk.co.kr),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입력 : 2023.06.23 20:22:57 I 수정 : 2023.06.23 23:01:42
입력 : 2023.06.23 20:22:57 I 수정 : 2023.06.23 23:01:42
자금 확보·신사업 투자 나서
SK이노베이션이 1조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신성장사업 투자를 미룰 수 없다는 것이 이유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정유·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돈줄'이 말라붙은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고 1조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예정 발행가액은 1주당 14만3800원이며, 신주 발행 수는 819만주(증자 비율 8.7%)에 달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회사의 카본 투 그린 혁신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 전환 가속화를 위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암모니아, 연구개발 역량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종 발행가액은 9월 중 확정될 예정이며, 주주 배정 이후 실권주는 일반 공모까지 거칠 계획이라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주가 하락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의 총수가 늘어나면 주주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회사가 성공적인 성장을 보장하는 경우에는 긍정적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이번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를 두고는 당장의 자금난으로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사실을 발표했다.
SK이노, 소형 원자로 등 신사업 투자로 돌파구 모색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 발표는 주력인 정유·석유화학 업황이 하반기에도 반등할지가 불확실한 가운데 탄소 배출이 많은 기존 업종들의 녹색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매출 19조1429억원, 영업이익 3750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3%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6833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직후 영업이익으로 전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익이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 부채는 지난해 말 43조9766억원에서 올 1분기 말 47조4093억원으로 3조원 넘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탄소포집(CCUS·에어레인), 수소(아모지), SMR(테라파워) 같은 신사업에 추가적으로 투자가 필요해지자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부천 대장신도시에 구축하고 있는 그린캠퍼스도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린캠퍼스는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등 계열사 7곳이 입주해 연구인력 3000명이 근무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공시를 통해 "이번 유상증자는 시설자금에 4185억원, 채무 상환에 3500억원, 타 법인 증권 취득에 4092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SK온의 자금난이 해소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발표 전날인 22일 SK온은 포드와 합작해 만든 블루오벌SK가 미국 에너지부에서 11조8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잠정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SK온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만큼,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자금난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유상증자는 단기적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도 "SK는 재무적으로 어려워 보이지 않는 만큼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려는 목적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 / 최희석 기자]
SK이노베이션이 1조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신성장사업 투자를 미룰 수 없다는 것이 이유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정유·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돈줄'이 말라붙은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고 1조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예정 발행가액은 1주당 14만3800원이며, 신주 발행 수는 819만주(증자 비율 8.7%)에 달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회사의 카본 투 그린 혁신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 전환 가속화를 위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암모니아, 연구개발 역량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종 발행가액은 9월 중 확정될 예정이며, 주주 배정 이후 실권주는 일반 공모까지 거칠 계획이라고 SK이노베이션 측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주가 하락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의 총수가 늘어나면 주주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회사가 성공적인 성장을 보장하는 경우에는 긍정적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이번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를 두고는 당장의 자금난으로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사실을 발표했다.
SK이노, 소형 원자로 등 신사업 투자로 돌파구 모색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 발표는 주력인 정유·석유화학 업황이 하반기에도 반등할지가 불확실한 가운데 탄소 배출이 많은 기존 업종들의 녹색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매출 19조1429억원, 영업이익 3750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3%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6833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직후 영업이익으로 전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익이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 부채는 지난해 말 43조9766억원에서 올 1분기 말 47조4093억원으로 3조원 넘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탄소포집(CCUS·에어레인), 수소(아모지), SMR(테라파워) 같은 신사업에 추가적으로 투자가 필요해지자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부천 대장신도시에 구축하고 있는 그린캠퍼스도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린캠퍼스는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등 계열사 7곳이 입주해 연구인력 3000명이 근무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공시를 통해 "이번 유상증자는 시설자금에 4185억원, 채무 상환에 3500억원, 타 법인 증권 취득에 4092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SK온의 자금난이 해소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발표 전날인 22일 SK온은 포드와 합작해 만든 블루오벌SK가 미국 에너지부에서 11조8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잠정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SK온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만큼,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자금난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유상증자는 단기적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도 "SK는 재무적으로 어려워 보이지 않는 만큼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려는 목적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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