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가 텅텅 비었어요”…활짝 웃은 이 업종, 주가도 뛰었다

강민우 기자(binu@mk.co.kr)

입력 : 2023.06.27 00:03:46
국내 의류 OEM주 강세


[사진 = 연합뉴스]


영원무역과 한세실업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들의 주가가 이달 들어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의류 업황이 2분기 저점을 통과해 하반기를 지날수록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영향이다. 고객사인 글로벌 의류 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이같은 관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이달 들어 30.14% 상승했다. 한세실업과 화승엔터프라이즈도 각각 15.71%, 10.74% 올랐다. 코스피의 이달 수익률인 0.2%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기관투자자들이 OEM 업체들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기관은 이달 들어 영원무역을 200억원, 한세실업을 7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의류 OEM사들은 주식 시장에서 한동안 고전했다. 지난해 리오프닝(경기 재개)에 따라 호황을 맞았던 의류 기업들이 올해는 인플레이션과 소비 위축으로 재고 과잉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국내 OEM 업체들도 이달 상승세를 타기 전까지는 지수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이어갔다.

하지만 의류 업계가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며 주가도 본격 반등에 나서고 있다. 재고 감축에 따른 업황 부진은 2분기가 저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주요 의류사들의 재고 정상화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어 OEM사들의 수주도 3분기부턴 증가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표적인 캐주얼 의류 업체 갭을 비롯해 나이키와 룰루레몬 등 스포츠 의류 브랜드들의 재고자산은 증가폭이 축소되거나 감소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의류 소매재고 증가율은 지난해 8월 전년 대비 31%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초 13%로 하락했고 지난달엔 5%로 감소한 상황이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의류 업계가 길었던 재고 감축 기간을 거친 후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의류 소매 재고는 지난해 여름 정점을 기록한 뒤 매월 감소폭을 줄이며 재고 축적 진입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상반기(3636억원) 예상치 대비 5.2% 증가한 3825억원으로 예상된다. 한세실업도 하반기 영업이익이 852억원으로 예상돼 상반기(742억원)와 비교해 15%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OEM 업체들의 주력 분야에 따라 실적 개선 수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와 룰루레몬 등 기능성 의류 브랜드를 주된 고객사로 두고 있는 반면 한세실업은 갭 등 일반 의류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영원무역은 기능성 의류 시장의 구조적 성장으로 글로벌 최대 공급사로서 수혜가 예상된다”며 “한세실업의 경우 하반기 경기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의류 기업들의 호실적이 OEM사들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프리미엄 요가복으로 유명한 룰루레몬은 이달 초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고 밝히며 ‘깜짝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룰루레몬의 남성 의류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영원무역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고객사 가운데 룰루레몬의 비중은 약 17%로 추정된다.

저가 의류 업체인 갭의 실적 개선은 한세실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갭은 1분기 재고가 전년 대비 27.5%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연구원은 “갭은 구조조정, 매장 효율화 등 수익성 중심 경영에 힘입어 2분기 흑자전환 가능성도 열려있다”며 “갭의 의류를 수주하는 한세실업의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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