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게임의 귀환, '실적 절벽' 구세주 될까
입력 : 2023.09.22 08:30:07
제목 : 캐주얼 게임의 귀환, '실적 절벽' 구세주 될까
세븐나이츠키우기·소울즈 등 MMO 주류 속 약진
MMO 장기 집권 피로감…짧고 굵은 캐주얼 선호↑[톱데일리] 유행이 돌고 돌아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캐주얼게임 바람이 다시금 이는 분위기다. 모바일 플랫폼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PC온라인처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일색으로 재편됐던 시장에서 최근 들어 방치형, 수집형, 슈팅 등 캐주얼 장르 신작 게임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집중을 요하는 MMORPG 게임들이 수년 간 장기집권하면서 쌓인 게임 피로감이 큰 부담 없이 짧은 시간동안 즐길 수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대표적인 예가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신의 탑, 하비의 ▲소울즈, 컴투스의 ▲스트라이커즈1045:RE 등이다. 업계에서도 캐주얼게임이 실적 절벽에 빠진 국내 게임기업들의 새로운 실적 반등 포인트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1일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를 보면 지난 6일 출시된 방치형 RPG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출시 5일 만에 매출 2위에 오른 뒤 현재까지 해당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론칭한 하비의 새 방치형 RPG '소울즈(개발 콘크릿트/한국)'도 이렇다 할 대규모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매출 순위 24위를 꿰차고 있다. 인기 순위에선 지난 13일 출시된 컴투스홀딩스의 전략 RPG '빛의계승자:이클립스'가 6위, 7일 출시작인 컴투스의 슈팅게임 '스트라이커즈1945:RE'가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게임의 성공이 특별한 이유는 국내에서 주류 장르가 아닌 캐주얼 장르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국내 모바일시장은 2017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이후 대형 MMORPG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방치형 게임과 같은 캐주얼게임은 그동안 꾸준히 출시되긴 했지만 시장의 메인으로 자리 잡진 못했다. 접근 허들은 낮지만 반대로 이용자층 특성상 과금에 대한 장벽은 높은 탓에 실질적인 성과로 잇기엔 한계도 존재했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게임 이용시간이 감소하고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중대형 게임사들도 캐주얼 게임 장르에 다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 분기점이 된 모양새다. 매출 상위권에 캐주얼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돈 벌기 쉽지 않다는 인식도 깨졌다.
캐주얼게임은 간단한 조작으로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앞서 언급한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같은 방치형 게임을 비롯해 수집형 RPG, 퍼즐 등이 속한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모바일 시장에서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이용자들의 성향 변화로 짧은 시간 내에 강한 자극을 원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마블 관계자도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인기 비결로 "자사 대표 IP(지적재산권) '세븐나이츠'를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꼽았다.
잘 만든 캐주얼 게임이 등장하면서 해외시장에서의 성과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선 캐주얼게임 다운로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서구권 이용자들은 모바일 게임의 편리한 조작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캐주얼게임 선호도가 높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한 ▲탕탕특공대(로그라이크/하비, 중국) ▲화이트아웃서바이벌(전략/센추리게임즈, 중국) ▲픽셀히어로(수집형/유조이게임즈, 중국) 등의 게임들도 모두 캐주얼 장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MMORPG와 함께 캐주얼게임 라인업을 강화하면 RPG 강세 지역은 물론 상대적으로 RPG 비선호 국가로까지 매출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라며 "대형 게임사들이 RPG와 더불어 최근 캐주얼게임 개발에도 관심을 두는 맥락도 비슷한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MMORPG 명가로 알려진 엔씨소프트도 오는 26일 모바일 퍼즐게임 '퍼즈업:아미토이'를 글로벌 35개 지역에 동시 출시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퍼즈업은 한 손가락으로도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조작성이 특징"이라며 "일반적인 3매치 퍼즐 장르에 방향키 요소를 추가해 차별성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퍼즈업 외에도 ▲난투형 대전액션 '배틀 크러쉬' ▲수집형 RPG '블레이드&소울 S' ▲실시간 전략게임(RTS) '프로젝트G'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MMORPG 일변도의 타이틀 라인업을 다양화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간다는 방침이다. 앞선 관계자는 "TL과 같은 대형 MMORPG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주얼게임들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만의 다양성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컴투스도 최근 출시한 '미니게임천국', '스트라이커즈1945:RE' 외에 연말까지 ▲워킹데드:매치3 ▲BTS쿠킹온:타이니탄 레스토랑 등 다양한 장르의 캐주얼게임 라인업을 앞세워 이용자들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데브시스터즈도 '쿠키런:마녀의 성', '쿠키런:모헙의 탑' 등 쿠키런 IP를 활용한 캐주얼 신작들을 올해 연말과 내년 상반기에 걸쳐 출시할 계획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지난해 서브컬처에 이어 올해 캐주얼게임들이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장르 다양화를 한층 더 가속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내 게임 이용자들은 모바일 MMORPG에 대한 피로감으로 새로운 장르에 대한 갈증이 높이진 상태다. 여기에 늘 새로운 재미를 강조하는 이용자들의 성향 변화도 장르 다양화를 더 부추기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캐주얼게임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며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 등 대형 게임사들이 출시한 캐주얼게임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른 게임사들의 관심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rlqm93@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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