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부실 현실화…대출 연체율 가장 높은 은행 어딘가보니

김희래 기자(raykim@mk.co.kr)

입력 : 2024.02.14 00:22:05
지난해 건설업 연체율 급증에
4대銀 연체율 일제히 오름세
부실채권 규모도 4조원 돌파
“부실채권 대규모 매각 나설듯”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 우려가 가시화하고 건설경기가 둔화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도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기준 지난해 8000억원 넘게 증가하며 총 4조원을 넘어섰다.

1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2023년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지난해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0.79%로 전년(0.34%) 대비 2배 넘게 급증했다. 특히 중소건설사에 한정할 경우 신한은행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0.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0.17%에서 0.33%로, 우리은행은 0.26%에서 0.39%로 각각 연체율이 상승했다. 다만 KB국민은행은 0.28%에서 0.27%로 소폭 낮아졌다.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건설업 연체율이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건설경기가 좋지 않았던 데다 신한은행이 취급하는 건설업 대출 비중이 작아 연체가 조금만 발생해도 수치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중소법인 전체 기업여신 중 건설업 비중은 4.16%로 일부 건설사의 연체가 전체 여신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건설업 대출잔액은 총 3조3950억원이다. 작년 3분기말을 기준으로는 하나은행 6조 1418억원, NH농협은행 5조377억원, KB국민은행, 3조 9678억원, 우리은행 3조7119억 원), 신한은행 3조4789억원 순이었다.

건설업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각 은행의 전체 대출 연체율도 오른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0.16%에서 0.22%로, 신한은행은 0.21%에서 0.26%로, 하나은행은 0.20%에서 0.26%로, 우리은행은 0.22%에서 0.26%로 일제히 연체율이 뛰었다.

이에 따라 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9조원에 가까운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부실 대비를 압박하자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린 것이다. 지난해 4대 금융이 쌓은 대손충당금은 8조9260억원으로 전년 (5조2079억원)보다 71.4%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KB 3조790억원 △신한 2조2512억원 △하나 1조7148억원 △우리 1조8810원 등 이다.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NPL 규모는 같은 기간 전년 대비 24.2% 늘어난 4조232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3조2863억원)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 기록한 데 이어 또 다시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시중은행 중에는 신한은행의 NPL 규모만 7930억원에서 7870원으로 줄었다.

이들 은행들의 NPL규모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이후 대출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인하가 지연되는 사이 중소기업이나 금융취약층의 채무 상환능력이 급격히 악화해 대출금 회수가 더뎌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올해 건전성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올해 대규모 NPL 추가 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은 이미 지난해에도 적극적인 부실채권 매각으로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중을 낮춘 바 있다. 부동산PF 부실 우려, 상생금융 비용 등 건전성 악화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권의 NPL 매각 규모가 2022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건전성 지표 악화 요인들이 여전히 산재해 있는 만큼 올해는 매각 규모가 지난해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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