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 때문에”...사주·운세에 빠진 MZ 세대

이호준 기자(lee.hojoon@mk.co.kr)

입력 : 2025.05.17 07:06:45
사주 앱 ‘포스텔러’ 가입자 900만
10명 중 8명 이상이 2030 세대

“내 사주는 내가 직접 볼래”
사주·타로·관상 강의도 인기
‘클래스101’ 강의 이용자 60%가 MZ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에서 진행되는 이봄 강사의 타로 강의 ‘그 사람의 속마음 알아보기’ 화면. 이호준 기자


온라인 교육 플랫폼 클래스101에서 진행되는 이봄 강사의 타로 강의 ‘그 사람의 속마음 알아보기’. 나른하고 몽환적인 음악이 흐르는 강의 화면 속에서 강사가 타로 카드를 늘어놓고 한 장씩 뽑으며 설명을 이어간다.

“조언을 해주면서 잘 해주는 선배의 속마음이 궁금한 친구를 위해 그 선배의 속마음을 알아보겠습니다. 카드를 한 장씩 뽑겠습니다. 첫 번째 카드는 친구에 대한 감정을 뜻합니다. 카드를 뒤집어보겠습니다. 교황 카드네요. 교황은 청렴하면서도 욕심이 없는 인물로, ‘조언하는, 사사로운 의도가 없는’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선배는 아직까지는 친구에게 사적인 감정이 없는 순수한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30 세대 사이에 ‘운세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전에는 나이가 많은 중장년층이 오프라인으로 철학관·점집을 가거나 신점을 봤다면, 최근에는 젊은층이 운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운세를 본다. 더 나아가 ‘내 사주는 내가 직접 보겠다’며 온라인 강의를 듣는 사례도 많아졌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호기심을 충족하려는 욕구가 큰 MZ 세대가 몰리고 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운칠기삼은 국내 1위 운세 앱 ‘포스텔러’를 운영하고 있다. 심경진 운칠기삼 대표는 “사주는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수많은 세월 동안 쌓여 온 빅데이터”라며 “특히 젊은 세대 입맛에 맞추기 위해 사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세 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실제 포스텔러를 이용하면 사주뿐만 아니라 대운, 배우자 운, 궁합 등 다양한 운세를 알아볼 수 있다. 젊은 세대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글과 한자를 같이 표기하고, 그래프와 도표 등으로 이해를 돕는다.

지난 15일 기준 포스텔러의 누적 가입자는 900만명에 달하고,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142만명이다. 전체 이용자 중 2030 세대 비율이 80%가 넘는다.

단순히 사주팔자를 보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운세를 공부하는 MZ 세대도 많아지고 있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 관계자는 “2019년 7월 첫 타로 강의를 개설한 뒤 온라인 상으로 사주·운세·타로 강의를 개설하면 바로바로 수강생이 들어찬다”며 “운세 강의가 젊은 세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윤호 씨(30)는 매일 아침 사주팔자 앱으로 오늘의 운세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주말에는 클래스101을 이용해 사주 보는 법 강의를 듣는다. 최씨는 “취업준비생일 때는 현실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해 시작했는데 재미가 붙다보니 취직한 이후에도 계속 공부하고 있다”며 “사주뿐만 아니라 타로 등 다양한 강의가 있어 듣는 재미가 쏠쏠하고 친구들의 점도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

클래스101에서 공부할 수 있는 운세 강의는 타로와 사주뿐만 아니라 풍수지리, 개명, 관상, 손금 등 34개나 된다. 이 중 타로 강의가 20개로 가장 많이 개설됐다. 최근 2년 간 월 평균 수강생은 1700명에 달하고, 2030 세대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클래스101 관계자는 “단순한 흥미 차원을 넘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심리적인 위안을 받기 위해 강의를 듣는 것”이라며 “더 풍부하고 질이 높은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젊은 세대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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