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빅터 앰브로스 미국 매사추세츠 의대 교수는 7일 "과학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능"이라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빅터 앰브로스 미국 매사추세츠 의대 교수 (서울=연합뉴스) 7일 최종현학술원이 개최한 초청 강연에서 2024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빅터 앰브로스 매사추세츠대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2025.2.7.[최종현학술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최종현학술원 초청으로 방한한 앰브로스 교수는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빌딩 콘퍼런스홀에서 국내 고등학생, 대학생 및 대학원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열린 특별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이크로RNA를 발견한 공로로 202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앰브로스 교수는 '동물 발생을 제어하는 유전자와 분자 메커니즘'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앰브로스 교수는 1993년 예쁜꼬마선충(C.
elegans) 유충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인 lin-4를 발견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연구를 기반으로 인간을 포함한 다른 여러 생명체에서 마이크로RNA가 세포 발생, 성장, 노화 등 생명 현상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 조절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힐 수 있었다는 평가다.
그는 이날 강연을 통해 예쁜꼬마선충 연구를 통한 발달 조절 유전자의 발견, lin-4와 lin-14 유전자의 기능 규명, 최초의 마이크로RNA인 lin-4 발견 등 그간의 연구 업적을 설명했다.
특히 앰브로스 교수는 동물 진화에서 오래된 역사를 갖고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 관여하는 마이크로RNA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마이크로RNA는 RNA와 달리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고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앰브로스 교수는 "마이크로RNA를 활용하면 질병 원인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질병 치료법 개발에 혁신적인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이크로RNA의 정밀한 조절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세포는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되고 이는 다양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빅터 앰브로스 미국 매사추세츠 의대 교수 특별 강연 (서울=연합뉴스) 7일 서울 강남구 최종현학술원에서 개최한 빅터 앰브로스 매사추세츠대 교수(2024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초청 강연에 한국 학생 200여 명이 참석했다.2025.2.7.[최종현학술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앰브로스 교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것들에 대한 탐구를 당부했다.
그는 "모든 아이는 호기심을 통해 실험하고 한계를 시험해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배운다"며 "연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는 한계에 부딪혔을 때,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토론하거나 교수진을 포함한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얻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며 과학적 접근법을 일상생활에 적용할 것을 제언했다.
그러면서 "과학은 국제적인 학문"이라며 "현재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서 온 연구원들이 자신의 실험실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으며 실험실에서는 모든 유형의 성격과 삶의 경험, 사고방식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종현학술원은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 20주기를 기념해 2018년 출범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최종현학술원은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세계적 석학과 전문가를 초청해 과학기술 발전이 미래 사회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조망하는 콘퍼런스인 '과학혁신 시리즈'를 개최하고 있다.
앞서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아뎀 파타푸티언 교수를 비롯해 앤드리아 게즈 교수(2020년 노벨 물리학상), 존 매더 박사(2006년 노벨 물리학상) 등도 초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