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관세전쟁 우려·나스닥 조정국면 진입…급락 출발
국제뉴스공용1
입력 : 2025.03.05 01:01:29
입력 : 2025.03.05 01:01:29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관세 전쟁' 우려가 투자심리를 경직시켜 동반 급락세로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관세 조치가 중국에 이어 캐나다·멕시코에 대해서도 본격 발효하고, 3개국이 잇따라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자 투매 폭풍이 거세졌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591.29포인트(1.37%) 하락한 42,599.95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1.56포인트(1.39%) 낮은 5,768.1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43.15포인트(1.33%) 내린 18,107.04를 각각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일 대비 2.04포인트(8.96%) 높은 24.82를 가리키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작년 12월 16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에서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S&P500지수도 연간 수익률(YTD)이 마이너스(-) 1.8%대다.
3대 지수는 전날 일제히 하락 마감한 바 있다.
미국의 제조업 업황이 2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유지했으나 그 수치가 전월 대비 하락한 점이 경기 둔화 불안감을 자극했다.
이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예정대로 발효한다고 공표하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일며 매물이 쏟아졌다.
이날 시장은 관세 향방에 주목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사전 예고된 대로 이날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중국은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농수산물에 최대 15%의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규모 생산설비를 둔 미국 자동차 빅3 기업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GM(제너럴 모터스)은 3% 이상, 스텔란티스는 7% 이상, 포드는 2% 이상 각각 밀렸다.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주가도 2% 이상 뒷걸음쳤다.
치폴레는 주요 식자재 아보카도 물량의 절반을 멕시코에서 공급받는다.
미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시장예상을 상회한 작년 4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으나, 수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둔화하고 향후 전망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데다 관세 우려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13% 이상 급락했다.
대형 소매체인 타겟도 시장예상을 뛰어넘은 호실적을 냈으나, 경영진이 관세와 소비심리 위축 추세를 이유로 연간 수익률 축소 가능성을 제기, 주가가 6% 이상 떨어졌다.
전날,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해 향후 4년간 총 1천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대만반도체제조회사 TSMC 주가는 3%대 상승세다.
엔비디아는 전날 8.69% 급락한 데 이어 이날 1% 이상 더 밀린 112달러선에 거래를 시작했다.
관세 여파 우려에 더해 최신 인공지능(AI) 칩 블랙웰 탑재 서버가 인접국 제3 기업을 거쳐 중국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다는 소식이 설상가상 악재가 됐다.
지난 2년간 미국 증시를 이끌었던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8% 이상 후진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110달러선을 위협받게 된 것은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는 중국 시장 판매량이 지난 2월 전년 동기 대비 49% 급감한 소식에 주가가 6% 이상 미끄러졌다.
테슬라는 중국에 3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했으나, 2년여 만에 최저치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애플과 알파벳(구글 모기업)만 오름세,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내림세로 장을 열었다.
세븐 리포트 리서치 분석가 톰 에세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략 실행을 위해 어느 정도의 고통을 감수할 의향이 있다는 사실을 모두 깨달아야 한다"며 "그 고통은 증시가 10~15% 하락할 정도로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츠 최고 투자책임자 스콧 래드너는 S&P500 연간 수익률(YTD)이 전날부터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것과 관련 "손실 흐름이 금세 반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그는 "시장의 전반적 분위기는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현재 투자심리는 최악의 상태이며 여기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증시 폭락세와 관련 "월가는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해낼 수 있다"며 "중기적으로 우리는 중소기업과 소비자, 실물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이번 달과 다음 달(상호관세 발효) 관세 부과에 따른 전환 기간을 거치겠지만 시장 매도는 일시적일 것"이라며 "관세로 인해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펜타닐의 불법적 미국 유입을 멈출 수 있다면 미국도 관세를 철폐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관세 전쟁이 아닌 마약 전쟁이라는 점을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도 동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2.02%, 독일 DAX지수는 3.21%, 영국 FTSE지수는 1.17% 각각 밀렸다.
국제 유가도 내림세다.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35% 낮은 배럴당 67.45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82% 내린 배럴당 70.32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chicagor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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