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트럼프 비전에 동조 안하면 동맹국에도 경제적 압박"
"다른 국가 관행이 美경제·국민에 해끼치는 한 美 대응할 것""바이든 탓 우크라전쟁 장기화…평화협정 도움 되면 러 제재 '올인'""대형 은행 자본규제 완화 검토…10년물 국채금리 낮추려 고민 중"
이지헌
입력 : 2025.03.07 05:24:44 I 수정 : 2025.03.07 07:11:11
입력 : 2025.03.07 05:24:44 I 수정 : 2025.03.07 07: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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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비전에 동조하지 않을 경우 적대국뿐 아니라 동맹국에도 경제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협정에 도움이 된다면 러시아를 향해 강력한 제재에 '올인'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베센트 장관은 이날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저렴한 상품에 대한 접근은 '아메리칸 드림'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다른 국가의 관행이 미국 경제와 국민에 해를 끼치는 한 미국은 대응할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미국 우선 무역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베센트 장관은 "아마도 우리는 독일이 국방비 지출을 극적으로 증가시키려는 논의를 통해 초기의 큰 성과를 목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앞서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협상 중인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은 지난 4일 인프라와 국방에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다.
베센트는 "우방국 간 안보 부담 분담 증가는 매우 중요하다"며 "더는 미국의 세금과 미국의 군사 장비, 때론 미국인의 생명이 우호적 무역과 상호 안보를 유지하는 유일한 부담자가 돼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유럽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은 물론, 미국이 안보를 지원하는 한국, 일본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베센트 장관은 러시아를 겨냥하며 평화협상을 위해 제재를 활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전쟁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은 바이든 행정부가 에너지 가격 상승을 우려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해 지나치게 약한 제재를 가한 탓"이라고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 전쟁 장기화의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강화된 제재를 유지할 것이며, 평화 협상에서 지렛대를 제공할 수 있다면 '올인' 전략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센트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평화 협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불법 침략의 주체인 러시아 대신 우크라이나에만 지나치게 압박을 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베센트 장관은 이란과 관련해서도 "이란의 석유 산업과 드론 제조 시설을 문 닫게 할 것"이라며 "'이란을 다시 무너뜨리는 것'(Make Iran Broke Again)은 우리의 새로운 제재 정책의 시작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반등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일회성 가격 조정에 불과하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은행 규제의 광범위한 완화도 시사하며 일례로 금융위기 이후 대형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규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를 활용해 은행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금융 규제를 변경하고 잘못된 감독 문화를 바로잡겠다고 언급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SLR 규제 완화를 통해 대형 은행들의 미 국채 매입을 권고함으로써 미 국채 금리 하락을 유도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가 아닌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낮추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날 연설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여러분도 알아차렸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발언을 중단했다"며 "우리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낮추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pa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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