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홈플러스 대표 "회생신청 불가피"…김병주 사재출연은 무응답(종합)

"미리 준비하지 않아…경영진 자체 판단, MBK 지시 없었다""중소·영세 협력사 우선 정산…대기업은 6월부터 순차변제"
전성훈

입력 : 2025.03.14 14:41:30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홈플러스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4일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 신청은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단기 유동성 악화와 부도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미리 알고 회생 절차 신청을 사전에 준비했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홈플러스 경영진의 자체 판단일 뿐 대주주인 MBK로부터 어떠한 지시도 없었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다만,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중소·영세 협력사에 대한 상거래 채권을 우선 변제하고 대기업은 6월부터 순차적으로 변제될 예정이라면서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홈플러스가 지난 4일 회생 절차를 신청한 이래 경영진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취재진 질문 경청하는 김광일-조주연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홈플러스 김광일 부회장(왼쪽)과 조주연 사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2025.3.14 hwayoung7@yna.co.kr

다음은 김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달 25일 신용등급 강등을 처음 인지했다고 했는데 회생 신청을 위해 한 달 전부터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 사전에 준비한 것 없다.

신용등급 강등이 확정된 뒤 긴급히 검토하고 연휴 기간 의사 결정해서 신청한 것이다.

--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로 미납된 점포 임차료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임차료도 회생 절차에 따라 재조정되는 것인가.

▲ 보통 월말에 임차료가 지급되기 때문에 현재로는 미납된 게 없는 것으로 안다.

이 부분은 저희가 실사를 받고 있고 채권 신고 받는 과정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 매입 채무 유동화 증권이 상거래 채권으로 인정되는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 부분 어떻게 하실 계획인지 설명해달라.

▲ 증권사가 인수한 것으로 이게 상거래 채권인지, 금융 채권인지 우리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정확히 어떻게 이뤄진 거래인지 법원에 신고할 생각이며 법원에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

-- MBK가 홈플러스의 회생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대한 입장은 뭔가.

▲ 홈플러스가 부도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회사가 부도가 나면 급전직하로 무너진다.

부도를 막고 회사를 정상화하는 길은 회생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 홈플러스가 법정관리 상황에 부닥치면서 MBK 인사로 구성된 홈플러스 경영진의 전문성에 대한 의문도 나오는데.

▲ 지난 1년 간 다른 2개 경쟁사보다 매출 증가율이 더 높았다.

오프라인도 그렇고 온라인도 그렇다.

이런 면에서 우리 경영진의 능력이나 전략이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회생 신청은 갑작스러운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단기 유동성 문제, 그리고 부도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 MBK가 이미 홈플러스 회생 절차를 마련했고 일부 점포를 폐점하거나 매각 후 재임대하기로 했다는 보도 내용은.

▲ 사실무근이다.

회생 신청한 이후에는 저희가 주도적으로 효율화하거나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회생 절차는 채권자와 채무자, 법원이 함께 협의해 미래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 회생 신청은 홈플러스 실무진 차원에서 논의된 건가, 아니면 MBK 측에서 신청하라고 지시가 내려왔나.

▲ 결정은 홈플러스 임원진이 같이 했다.

그다음에 마지막으로 이사회가 결정한 것이다.

누가 지시해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현장에선 납품 대금 정산이 일주일씩 늦어진다고 들었다.

구체적인 정산계획을 설명해달라.

▲ (조주연 대표) 거래처가 수천군데인데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급이 된다.

매일 지급되는 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하는 분의 숫자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 지난달 25일 신용등급 하락 1차 통보를 받았는데 당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820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이 부분 설명해달라.

- (이성진 재무관리본부 상무)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락 1차 예비 통보를 받은 게 지난달 25일 오후 4시경이었고 다음 날(26일) 바로 재심사를 요청했다.

825억원어치 유동화는 실질적으로 그 전인 24일 끝난 상태였다.

이는 신용등급과는 관계 없이 발행된 것이다.

-- 김병주 MBK 회장 사재 출연 요구도 있는데.

▲ 홈플러스 간담회에서 얘기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 곤란하다.

-- 중소·영세 협력사에 대한 정산은 5월까지 마친다고 했는데 대기업에 대한 상거래채권 상환은 6월로 미뤄지나.

▲ (강태규 그로서리&비식품부문장 상무) 중소·영세 협력사에 대한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대기업은 조금만 기다려주면 100% 변제하겠다고 양해 말씀 드리고 있다.

앞으로 지속해 협의해나갈 예정이다.

(김광일 부회장) 회생 신청일인 이달 4일 이후 상거래 채권은 대기업을 포함해 모두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지금 말씀하신 부분은 이달 4일 이전 상거래 채권을 분할 지급한다는 의미다.

-- 메리츠금융그룹 대출금의 조기 상환 특약이 조기 회생 신청 배경이 됐다는 의혹도 있는데.

▲ 대출금 상환은 오는 5월인데 850억원은 이미 상환 완료했고 부동산 매각해 기다리는 돈이 800억∼900억원 있다.

2천500원 대출 상환은 문제가 없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3개월 단기 유동성 문제와 그에 따른 부도 위험을 막기 위해 회생 신청을 한 것이지 메리츠 대출금 때문에 서둘러서 한 것은 아니다.

-- 상품권은 당장 현금 유동성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지 않나.

고객들이 매장에서 보유한 상품권 쓰려고 몰린다는 얘기도 있는데.

▲ (이성진 재무관리본부 상무) 지류 상품권 잔액은 이달 5일 잔액이 526억원이었고 어제(13일) 기준으로는 400억원 수준이다.

사용되지 않은 것은 한 100억원 정도다.

상품권은 우리 매장에서 전액 다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그리고 상품권 매출은 상품권을 살 때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상품권을 결제수단으로 상품을 살 때 잡힌다.

-- MBK가 홈플러스로부터 받아 가는 관리 보수 등은 없나.

▲ MBK가 홈플러스에서 받은 것은 없다.

저 자신도 10년간 홈플러스에서 월급을 안 받고 있다.

다만, 우선주 투자자들은 연 3%의 배당금을 현금으로 받아간다.

--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슈퍼마켓) 매각 절차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 현재 구조조정이나 익스프레스 매각을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회생 절차에 들어간 순간 법원 조정에 따라야 한다.

익스프레스 매각은 회생 신청 전 진행 중이었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우리가 의사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오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참석하나.

▲ 대표이사 다 참석할 예정이다.

답변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

-- 2024회계연도(2024년 3월∼2025년 2월) 결산 끝났을 텐데 적자 규모는 얼마나 되나.

▲ 아직 결산 마무리되지 않았다.

최근 2주 동안은 회생 절차에만 매달렸다.

-- 노조에선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지속해 점포를 매각하고 폐점한 게 오히려 회사 경쟁력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하는데.

▲ 지난 4년 간 통계를 봤는데 이마트나 롯데마트보다 매각 점포 수가 적다.

그리고 2017년인가 2018년 마트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1만4천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반면에 다른 마트는 아직도 계약직·비정규직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3년간 단 한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았다.

우리가 구조조정을 했다거나 노동자의 권리를 약화했다거나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luc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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