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더 빠지고 배당 반토막 … 美 커버드콜ETF의 배신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입력 : 2025.03.17 17:43:33 I 수정 : 2025.03.17 19:34:21
기초자산 주식 매수하면서
콜옵션 매도로 주가하락 방어
높은 월분배금 주는 美ETF
국내 투자자 공격적으로 매입
美증시 조정받자 주가 급락
원금 깎아 배당 지급 우려도






한때 연간 분배금이 원금보다 더 많았던 초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기초자산 주가가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작년부터 높은 분배금을 보고 공격적으로 매입했지만 월분배금이 줄어드는 데다 주가마저도 크게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의 높은 분배금은 원금을 훼손해서 얻어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17일 미국 자산운용사 일드맥스가 운용하는 일드맥스코인옵션인컴전략ETF(CONY)는 올해 들어 주가가 38.66%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초자산인 코인베이스 주가가 26.25%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주가 하락폭이 훨씬 컸다. 작년 말엔 주당 1.34달러였던 월분배금 역시 최근엔 0.6달러로 떨어졌다. 과거 12개월을 기준으로 한 연간분배금은 185%에 달하지만, 최근 들어 월분배금을 기준으로 하면 연 분배금률은 88%에 그친다.

비트코인이 10만달러가 넘어가며 코인베이스 주가가 급상승할 때는 콜옵션 가격도 동반 상승해 분배금을 2.799달러 주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콜옵션 가격이 하락했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콜옵션을 매도할 때는 옵션 프리미엄 수익을 받기 때문에 기초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 일부를 방어할 수 있다. 반대로 기초자산 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콜옵션을 팔았기 때문에 차익을 놓치게 된다. 일드맥스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엔비디아,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ETF, 테슬라, 팰런티어 등 변동성이 큰 기초자산으로 다양한 초고배당 ETF를 출시해왔다.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클수록 콜옵션 프리미엄 역시 높아지기 때문에 많은 분배금이 가능한 측면이 있었다.

일드맥스 ETF는 국내에서 출시된 지수 기반 커버드콜 ETF의 10%대 분배금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서학개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서학개미들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 23위에 코인베이스커버드콜ETF(순매수 5049만달러), 27위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커버드콜ETF(4286만달러), 34위에 테슬라커버드콜ETF(2646만달러)가 포진해 있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과 미국 빅테크의 주가 하락폭이 커지면서 커버드콜 ETF는 더 큰 폭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일드맥스 ETF가 오히려 기초자산 주가보다 더 떨어진 것은 기초자산 주가가 일부 회복하는 시기에 상승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대표는 "과거 일본에서 월지급식 펀드가 큰 인기를 끌 당시 과도한 분배금 경쟁이 생겼고 결국 원금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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