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김병주, 홈플러스 사태에 ‘찔끔’ 사재 출연…지원 규모 얼마길래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오대석 기자(ods1@mk.co.kr),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5.04.10 19:39:07
기대 못미친 사재출연…논란 계속될듯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수백억 원 규모의 사재 출연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김 회장은 홈플러스가 최근 사모펀드로부터 조달한 600억원에 대해서도 보증을 서기로 했다. 김 회장이 도합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채권단은 김 회장이 ‘조 단위’ 사재 출연을 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홈플러스에 사재를 증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재는 현재 홈플러스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들에게 지급되고 있으며, 규모는 수백억 원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 회장은 홈플러스가 DIP(Debtor In Possession) 파이낸싱으로 조달하는 600억원을 보증하기로 했다. DIP파이낸싱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구조화 금융이다.

DIP파이낸싱 주체는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인 큐리어스파트너스다. 홈플러스는 이번 DIP파이낸싱을 통해 600억원을 만기 3년, 금리 10%에 큐리어스로부터 빌린다. 해당 대출은 김 회장의 연대보증이 있어서 가능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지난달 사재출연 입장을 밝힌 뒤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곳에 증여금을 투입했으며 앞으로도 피해자 구제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사재출연이 규모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김 회장이 홈플러스에 1조원 규모의 투자와 2조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만적인 홈플러스 기업회생신청으로 손실을 상거래 채권자들과 개인 기업 투자자 보상을 위해 2조원 사재를 출연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김 회장의 국회 청문회를 추진하고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도 11일 서울중앙지검에 MBK 김 회장과 홈플러스 김광일·조주연 공동대표 등을 고소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ABSTB)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게 된 투자자들로, 홈플러스와 MBK가 투자 피해 대책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이번 고소장에 1차로 이름을 올린 개인·법인 피해자는 120여명으로 피해금액은 약 9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80%가 1억~3억원대를 홈플러스 ABSTB에 투자했다. 이들은 이날까지 구체적인 피해 구제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집단고소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의 형편이 어려운 것처럼 전단채 투자 피해자들 역시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인데 MBK 측은 아직까지 아무런 책임 있는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김 회장의 사재출연은 소상공인 상거래채권 변제에만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ABSTB 투자자 변제와는 관계가 없다.

재계에선 홈플러스 ABSTB 사태를 LIG CP(기업어음) 사기 사태와 비슷하게 바라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사기죄로 고소 당할 경우 형사처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이례적으로 사재출연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번 김 회장의 DIP파이낸싱 연대보증 부분과 관련해선, 김 회장이 보증을 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이 홈플러스가 갚아야할 몫이란 반론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DIP파이낸싱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되면 최우선 변제대상이 된다”라며 “김 회장이 보증을 선다고 한들 대신 갚아줄 가능성은 극히 낮다. 말로만 사재출연을 하는 면피성 방안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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