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에게 제대로 설명한 것 맞나”…한화에어로 유상증자, 또 제동걸렸다

문재용 기자(moon.jaeyong@mk.co.kr)

입력 : 2025.04.18 08:50:37
금감원 “여전히 정보 부족”
2차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1.3조 지분거래 과정 지적
추상적 사업안도 문제 삼아

한화 “요청 자세히 검토중”
한화에어로 주가 4% 급등




금융감독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계획에 재차 제동을 걸었다. 앞서 금감원은 1조3000억원 규모 한화오션 지분 매입을 문제 삼았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내놓은 해명과 대응 조치가 부족하다며 추가 설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1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의 2차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가 금감원에서 정정 신고 요구를 받고 2조3000억원으로 규모를 줄인 바 있다.

1차 정정 요구에서도 핵심 쟁점이었던 한화오션 지분 1조3000억원 매입이 또다시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신사업 자금이 부족하다며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기 불과 일주일 전에 조 단위 자금을 계열사 지분 매입에 쓴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1차 정정 신고서에 관련 내용에 대한 설명이 추가됐지만 주주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유상증자와 계열사 지분 대량 매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한 내부 회의 내용 등이 공개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화오션 지분을 매입한 것과 유상증자는 별개의 행위라는 반론이 주로 제기되고 있지만, 같은 그룹 안에서 불과 일주일 시차를 두고 벌어진 일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법조계에서는 기업에 그룹 외부와의 거래마저도 오해를 피하기 위해 6개월 이상 시차를 두는 게 좋다고 자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을 매입하던 당시 총수 일가가 100% 지배하고 있는 한화에너지 보유분만 사들인 점도 두 사건의 연계성을 부인하기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한편 최초 유상증자 계획에 사업 계획이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적혀 있는 점이 문제가 됐는데, 이 역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차 정정 신고서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금감원은 기관이 아닌 일반주주와의 소통 계획 보완, 2조3000억원으로 축소시키며 변동된 증자 계획(제3자 배정 등)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일 발표된 1차 정정 신고서를 통해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증권신고서에 기재돼야 하고, 그 내용이 주주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소통 과정과 절차가 지켜져야 한다”며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에 구애 없이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금감원의 요청 사항을 자세히 검토 중이며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일 대비 3.55% 오른 81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만원을 돌파했다.

직전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는 지난 14일 기록한 79만2000원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0일 장이 마감된 후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인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단행을 발표했고, 주주가치 희석 우려에 다음날 주가가 13% 급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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