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 아무것도 부담안해'…무역적자 제로 요구"

미일 관세협상서 美측, 농산물·車장벽에 불만 표시日, 쌀·콩 수입확대 및 車인증기준 보완 검토
경수현

입력 : 2025.04.19 11:56:51 I 수정 : 2025.04.19 15:05:07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한미 관세 협상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주목받는 미일 간 첫 관세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협상에 참여한 일본측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18일 귀국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협상 내용을 보고하는 등 정부내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약 50분간 면담하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75분간 회담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면담 때 대일 무역적자를 제로(0)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고 NHK 등 현지 언론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 때 손에 쥔 작은 메모에 가끔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일본을 지키는데 일본은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안보 관련 불만도 제기했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뒤이어 열린 장관급 회담에서 미국 측은 "미국의 자동차 안전기준이 일본과 동등하게 취급되지 않고 있다", "쌀 수입이나 유통 구조 투명성이 없다" 등의 불만을 제기했고 육류나 어패류, 감자 등 농산물의 수입 확대도 요구했다.

모두 미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장벽 보고서에서도 제기된 내용들이었다.

이에 일본측은 "모든 비관세장벽을 바꾸기는 어렵다"면서 우선순위 제시를 요구했다.

이시바 총리는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의 보고를 받고 "정부 내 검토와 조정을 가속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언론은 협상 카드로 쌀이나 콩의 수입 확대, 수입 자동차의 인증제도 완화 등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양국은 이달 중 두번째 협상을 열기로 합의한 상태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측 장관급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향후 협상 전망을 묻는 기자들에게 "모든 것이 정리돼야 비로소 패키지로 합의할 것"이라며 "철저히 조사 분석해 다음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협상에서 거론되지 않았지만, 환율 문제도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불만을 제기해온 만큼 추후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이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하순 미국을 방문하는 데 맞춰 현지시간 24일 베선트 재무장관과 회담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며 "환율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정부가 무엇보다 신경 쓰는 문제는 방위비 분담 문제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은 관세 협상과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분담금 문제는 분리하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나카나티 겐 방위상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안보는) 관세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처럼 방위비 증액을 요구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일본 정부가 어려운 상황에 몰리게 될 수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내다봤다.

eva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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