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살 기분 아니다”…경기침체·이상기후에 패션업계 실적 전망 ‘먹구름’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co.kr)

입력 : 2025.04.26 22:24:47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으로 봄철 간절기 의류 패션 판매 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 지난 1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의류매장 쇼윈도에 반팔옷이 전시돼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기후 변화로 봄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패션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봄 간절기 의류 판매가 부진했던데다 경기 불황 장기화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1분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 등 패션 주요 기업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하지만 업계 분위기는 좋지 않다. 예년보다 실적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 정국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데다 봄날씨가 짧게 지나가고 갑자기 더워지면서 간절기 의류 판매에 타격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이달들어 25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올해는 특히 무더위가 일찍 찾아올 것이라는 예보가 나온다. 사실상 봄옷 장사는 끝났고, 여름 상품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고급 의류를 주로 판매하는 백화점업계의 경우 패션 카테고리 매출에 타격이 컸다. 올해 2∼3월 롯데백화점의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0.9%, 현대백화점은 0.2% 각각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남·여 패션은 물론 유아&아동, 스포츠, 아웃도어 등 거의 전 분야의 상품 판매가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7% 성장세를 기록한 예년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백화점 뿐 아니라 모든 채널에서 패션 제품의 판매 부진이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패션의류 판매는 오프라인 매장 -9.4%, 온라인 -9.7% 등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패션업계의 실적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지난해 매출 1조를 돌파한 무신사도 ‘비상 경영’을 선포했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지난 15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전 임직원 참여 타운홀 미팅에서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여러가지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무신사가 임하는 비즈니스의 복잡도도 높아지고 있어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신사가 비상 경영에 나서는 이유는 올해 1분기 거래액이 전년 대비 늘었지만, 내부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비상경영 기간에 임원들에 대해 주말 출근을 지시하고 조직별 슬림화를 통해 운영 효율화를 꾀할 전망이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비상 경영 체제 돌입에 따른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 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비상 경영의 기간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며 “과감한 투자와 잘 짜여진 계획대로 실행해 나간다면 현재 상황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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