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이 '할리우드 제한령'을 내린 가운데서도 중국에서 미국 영화가 잇달아 개봉한다.

미중 간 무역협상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중국이 제한령을 보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영화 '썬더볼츠*'가 노동절 연휴(5월 1∼5일)를 앞두고 이날 중국 전역 극장에서 상영됐다.

중국 국가영화국이 지난 10일 "미국 영화 수입량을 적절하게 줄일 것"이라고 밝힌 지 20일 만으로, 미중 간 무역전쟁 격화 후 중국 상영관에 걸리는 첫 미국 영화다.

어벤져스가 부재한 시대에 새로운 영웅의 탄생기를 그린 '썬더볼츠*'는 미중 양국이 상대국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전 중국 당국으로부터 개봉을 승인받았다.

디즈니의 기대작 '릴로 ＆ 스티치'도 다음 달 23일 중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이밖에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오'와 유니버설 픽처스의 실사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역시 중국 당국의 개봉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등도 중국 내 개봉이 추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규제를 일단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미중이 모두 관세전쟁의 추가 확전은 꺼린 채 협상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對)중국 '관세폭탄'에 맞대응 카드로 할리우드 영화 수입 축소를 내밀었다.

그러나 아이맥스 최고경영자(CEO) 리치 겔폰드는 블룸버그에 "중국의 규제가 블록버스터가 아닌 미국 저예산 영화를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할리우드 영화가 중국 관객들을 만나더라도 흥행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 할리우드영화 박스오피스 총수익이 2018년 210억4천만위안(약 4조1천200억원)에서 작년 58억1천만위안(약 1조1천400억원)으로 급감하는 등 중국인들이 갈수록 미국 영화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애국 관람' 열풍의 대상인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哪吒·Nezha)2'는 중국 내에서만 70억위안(약 1조4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anfour@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