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법원, 한수원 원전 본계약 제동…7일 서명 연기될듯(종합2보)

"프랑스 EDF 제기 소송 마무리될 때까지 미뤄야"EDF, 체코 반독점당국 이의제기 기각되자 법원에 소송
정빛나

입력 : 2025.05.06 21:08:34


체코 두코바니 원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브뤼셀=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정빛나 특파원 = 체코 법원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을 위한 최종 계약서 서명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제동을 걸었다.

이날 결정으로 7일로 예정됐던 계약 서명식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은 물론, 본계약 체결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은 이날 원전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소송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자회사 간 최종 계약 서명을 중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계약이 체결된다면 프랑스 입찰 경쟁자(EDF)가 법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더라도 공공 계약을 따낼 기회를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EDF가 제기한 본안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최종 계약 체결을 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체코 경쟁당국인 반독점사무소(UOHS)는 지난달 24일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절차에 대한 EDF 이의제기를 최종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EDF는 이에 불복해 지난주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에 UOHS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법원의 결정은 최종 계약 서명을 일단 막기 위해 EDF가 제기한 가처분 성격의 소송이 인용된 것으로 보인다.

CEZ는 이날 입찰이 모든 단계에서 전적으로 투명했다면서 한수원이 더 우수했다는 점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EDF에 입찰 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한수원은 가격 경쟁력과 공사 기간 준수 능력 등을 내세워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EDF를 제치고 지난해 7월 두코바니 원전 2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업비는 26조원으로 추산된다.

한수원은 이후 당초 올해 3월까지 최종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에다 입찰에 탈락한 경쟁사들이 UOHS에 절차적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면서 본계약이 늦어졌다.

웨스팅하우스의 경우 올해 1월 한수원과 지식재산권 분쟁을 중단하는 데 합의함에 따라 UOHS에 제기한 진정도 취하했다.

체코 정부는 UOHS가 지난 24일 남은 EDF의 이의제기도 최종 기각하자 엿새 만에 한수원과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발표했고 7일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프라하에서 최종 계약서 서명식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EDF의 소송으로 또 한 번 최종 계약이 지연될 전망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체코 법원이 신규 계약 체결을 중지시킨 것으로 이해한다"며 "체코 발주사와 대화하고 있지만 내일 행사(서명식)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체코 법원의 결정 소식이 전해진 시각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미 체코에 도착한 상태였으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프라하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 탑승 중이었다.

체코는 두코바니에 1GW급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추진 중으로 새로 짓는 원전은 2036년께부터 차례로 가동될 전망이다.

체코는 화력발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지난해 기준 40.7%인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50년까지 50%로 늘리기로 하고 두코바니와 테멜린 단지를 합해 원전 4기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는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등 한국전력 그룹 계열사와 민간업체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이 참여한다.

shin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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