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사태에 거듭 고개숙여 사과한 최태원…'고객신뢰' 확보 총력

진정성 있는 사과·책임감 있는 소통 필요 판단…"고객신뢰는 SK그룹 존재 이유"
장하나

입력 : 2025.05.07 11:28:28 I 수정 : 2025.05.07 16:03:12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해킹 사고 19일 만에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그룹 총수 차원에서 이번 사태에 책임지는 모습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태로 SK그룹이 핵심 경영 철학으로 삼는 '고객 신뢰'가 크게 훼손된 만큼 이를 하루라도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절실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개숙인 최태원 회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SK텔레콤에서 일어난 해킹 피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2025.5.7 [공동취재] seephoto@yna.co.kr

7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연휴 기간 이번 사태의 수습 방안을 고민하다 주변 참모진에게 본인이 직접 SK텔레콤 브리핑에 참석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총수가 계열사 이슈에 직접 나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례적이다.

최 회장은 SK텔레콤의 미등기임원이어서 엄밀히 따져 법적으로 직접적인 책임을 지는 위치는 아니지만, 이번 해킹 사고와 이후 대응을 두고 여론이 악화하는 만큼 책임감 있는 소통과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앞서 2022년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에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이번 정전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많이 느낀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이번에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그만큼 이번 해킹 사고로 사이버 피해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분노가 확산하며 SK텔레콤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기에 오는 8일로 예정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 청문회에는 대미 통상 관련 일정상 참석이 어려운 만큼 대국민 사과의 방식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전날 "(청문회 당일에는) 5월 1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를 대비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과의 대미 통상 관련 행사 참석이 예정돼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최태원 "SKT 해킹사태 뼈아프게 반성"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SK텔레콤에서 일어난 해킹 피해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2025.5.7 [공동취재] seephoto@yna.co.kr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SKT 본사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최근 SK텔레콤 사이버 침해사고로 고객과 국민에게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다.

SK그룹을 대표해서 사과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최 회장은 이번 사태를 SK그룹의 위기로 인식하며 "고객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이는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 뼈아프게 반성한다"며 "고객뿐 아니라 언론이나 국회, 정부 기관 등 많은 곳에서의 질책은 마땅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고객의 신뢰는 SK그룹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앞으로도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이라며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SK 경영철학을 재차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저희에게 던지고 있다"며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본질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하고 고객의 신뢰를 얻도록 다시 한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개숙인 최태원 회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유심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 SK텔레콤에서 일어난 해킹 피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2025.5.7 [공동취재] seephoto@yna.co.kr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전문가가 참여하는 보안 정보보호 혁신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그룹 차원에서 전 계열사의 보안 체계를 챙기고 국민의 안심과 편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고객 정보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기본으로 돌아가 고객 중심 경영에 대해 성찰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으로 보인다"며 "그룹 최고경영자가 고객의 불편에 직접 머리 숙여 사과한 만큼 앞으로 고객의 불안 해소와 부정적인 정서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5.17 14:43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