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中비야디 칠레 아타카마 리튬공장 포기

칠레 "리튬값 하락 탓 업체 변심"…비야디 "칠레 측 허가 절차 문제"
이재림

입력 : 2025.05.09 01:28:08


BYD 배터리 홍보 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진.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부상한 중국 비야디(BYD)가 칠레 리튬 양극재 공장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 배경을 두고 칠레 측은 '리튬값 하락에 따른 업체 측 변심'이라고 밝힌 반면 비야디 측은 '허가 관행'을 문제 삼고 나서 입장차를 드러냈다.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은 공공·민간 파트너십 활성화 정책에 따라 착수한 비야디 측과의 리튬 관련 프로젝트가 업체 측 상황 변경에 따라 철회됐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르헨티나·볼리비아와 함께 '리튬 삼각지대'를 형성하는 칠레에서 리튬 생산 관련 업무를 주관하는 생산진흥청은 홈페이지 보도자료에서 "아타카마 사막 리튬 매장지 개발 계획에 대해 비야디 측이 참여 포기 의사를 밝혔다"며 "비야디 칠레는 스스로 선택한 옵션도 실행하지 않겠다고 알려 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칠레 당국은 2022년 8월 공모를 진행해 비야디·칭산(철강 업체) 측과 칠레산 리튬을 활용한 배터리 양극재 공장 건설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2억9천만 달러(4천억원 상당)로 알려져 있었다.

아타카마에서는 중국 측이 지분을 가진 SQM이 리튬 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비야디는 양극재 공장에서 쓸 리튬을 SQM 측으로부터 우대 가격에 받을 예정이었다고 칠레 당국은 설명했다.

그러나 비야디는 '시장 요인에 따른 어려움'을 이유로 투자에 어려움이 있음을 호소했고, 칠레 측의 "실행 계획 재검토와 협약 기본 조건 준수" 요청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칠레 아타카마 소금 호수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칠레 생산진흥청은 "우리는 공장 설립을 위한 국가 소유 용지 확보를 위해 정부 기관을 상대로 대신 협상에 나서는 등 (비야디) 지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비야디 측은 올해 1월께 스스로 계획을 중단했음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매력적인 공급가'를 무기로 관련 산업 육성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칠레 정부에는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다.

칠레 측은 그 배경으로 "협약을 체결하던 2022년과 비교해 최근 리튬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업체 측에서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칠레 생산진흥청은 "리튬 할당량 및 가격 조건은 2030년에 만료되는 SQM과 비야디 간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고 적시했는데, 리튬 가격의 경우 초과 공급 현상으로 2022년 11월에 비해 지금은 거의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비야디 측은 그러나 프로젝트 진행 중단의 이유로 '칠레 당국의 허가 절차 문제'를 지적했다고 현지 일간 디아리오피난시에로는 보도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황까지 제시되지는 않았으나, 현지에서는 환경 침해 우려를 줄이기 위한 정부 당국의 의견 제시에 비야디 측이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간 라테르세라는 "이번 일을 계기로 환경부 장관이 압박받고 있다"며 "여당 내에도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칠레 리튬 개발 프로젝트가 중간에 멈춰서는 건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예컨대 포스코·삼성SDI 컨소시엄도 관련 프로젝트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지만, 2019년 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했다.

walde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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