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中싹쓸이에…韓 재활용업체 '신음'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입력 : 2025.05.14 17:48:33 I 수정 : 2025.05.14 19:49:45
환경부,국외유출 방지 위해
핵심 폐자원 원료 수출 제한
재활용 자원 보관기간 연장




유럽 등지에서 국내로 수입된 '블랙매스'를 중국이 싹쓸이해가면서 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이 원료를 확보하지 못해 허덕이고 있다.

블랙매스는 폐배터리 분쇄물로, 양극재 생산의 원료로 쓰인다. 국내 물량이 많지 않아 대부분 유럽에서 수입되는데, 수입금지 조치로 유럽에서 직접 수입할 수 없는 중국 업체들이 한국에 들어온 블랙매스를 비싼 값에 쓸어가면서 국내 물량이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다.

1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배터리 재활용 업체의 공장 가동률은 최근 50% 미만으로 하락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85%에 달했던 가동률이 현재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중국이 원료 가격을 밀어올리면서 원가가 높아져 제품 마진도 하락했다. 이로 인해 매물로 나오는 배터리 재활용 업체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오는 7월부터 블랙매스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중국 업체들의 블랙매스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국내 배터리 재활용 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 후 배터리 순환이용 지원책을 이날 발표했다.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법'을 개정해 유사시 핵심 폐자원 원료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가 국내에서 확보한 블랙매스는 수출입 통계에 잡히고 있지 않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블랙매스 수출 금액은 2022년 3355만달러에서 지난해 4903만달러로 급증했다. 하지만 통계상 중국에 대한 블랙매스 수출액은 전무했다.

업계에서는 폐자원의 국외 유출을 방지하는 대책 외에도 정부가 폐자원 비축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안정되기까지 3~4년 동안만이라도 폐자원 가격을 진정시킬 수 있도록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날 발표한 대책에 블랙매스를 포함한 재활용 자원 수급 안정화를 위한 조치들을 담았다. 양극재 제조공정 불량품(스크랩)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양극화물질 스크랩과 구리 스크랩 등의 보관기간을 기존 30일에서 180일로 연장하기로 했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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