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석수선의 K-디자인 이야기…AI 혁신과 의료관광-⑤

이세영

입력 : 2025.05.15 10:32:14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본인 제공

지난 네 차례에 걸친 칼럼을 통해 필자는 우리나라가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기술의 혁신과 K-컬처의 융합을 통해 의료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초개인화된 진단과 치료 시스템, 환자 친화적 기술 도입(AI 컴패니언과 에이전트), 문화 콘텐츠와의 결합, 국가 브랜드 전략을 통해 한국은 의료관광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다만, 통합 플랫폼의 부재와 국제 사회에 대한 메시지 전달 부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 AI 혁신과 의료관광 결합이 만드는 새로운 국가모델 의료는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영역이며, 기술은 이를 보다 정교하고 안전하게 다듬는 도구다.

한국은 AI와 초개인화 기술을 통해 이 두 축의 접점을 구체화하고 있다.

여기에 한류 콘텐츠와 문화 자산이 결합해 '의료관광'이라는 새로운 국가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60만 명을 넘어섰고,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치로 단순한 회복이 아닌 구조적 도약을 의미한다.

이 중심에 AI가 있다.

한국은 AI 기반 진단 기술, 신약 개발, 수술 로봇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실제 위암 생존율 향상 같은 임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AI는 기술적 진보를 넘어, 환자 경험을 혁신하는 도구로도 확장되고 있다.

예컨대 AI 에이전트는 예약, 번역, 진료 일정 관리 같은 행정 기능을 맡고 있고, AI 컴패니언은 환자의 정서적 불안과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술을 넘어, 신뢰와 몰입이라는 가치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의 실현이다.

초개인화 기술은 의료 서비스의 품질을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이다.

유전체 정보, 생활 습관, 개인 선호 등을 바탕으로 설계되는 맞춤형 진료는 치료 효율성과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불필요한 의료비를 줄인다.

더 이상 의료가 '저렴하고 빠른' 서비스만으로 선택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환자는 이제 얼마나 정밀하고 자신에게 맞춤화된 방식으로 접근하는지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는 서비스 구조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K-컬처는 전략적 자산이 된다.

K-POP, 드라마, 한방 치료, 웰니스 프로그램이 결합한 의료 패키지는 치료를 넘어 전반적인 체류 경험을 구성한다.

외국인 환자의 40% 이상이 한류 콘텐츠를 통해 한국 의료에 관심을 갖게 됐고 동남아와 중동 지역에서 그 효과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치료와 문화가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브랜드로 작동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현재의 성과에 안주할 수 없다.

한국 의료관광이 세계적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통합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

환자 맞춤형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언어·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한 인터페이스를 갖추며, 치료 전후의 경험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수다.

◇ '메디컬 코리아'의 희망 로드맵 '메디컬 코리아'(Medical Korea)라는 브랜드가 표어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일관된 신뢰를 제공하려면 기술과 서비스, 브랜딩이 유기적으로 통합돼야 한다.

브랜딩 측면에서 K-컬처는 더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다.

특히 동남아와 중동 지역 환자들의 경우 한류 콘텐츠를 통해 한국 의료에 접근하고 있으며, K-뷰티와 헬스케어를 연계한 패키지 서비스는 환자에게 문화적·정서적 만족을 동시에 제공한다.

그러나 지역 단위 의료관광 브랜딩이 통합되지 않을 경우 메시지의 일관성이 약화하고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전체 브랜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반면, 지역 특성에 기반한 개별 브랜딩은 고유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부산의 해양 치료, 대구의 한방 의료처럼 지역 자원을 활용한 전략은 차별적 매력을 가진다.

이때 '메디컬 코리아'라는 통합 브랜드가 최소한의 품질 기준과 신뢰 프레임을 제공한다면, 지역별 전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통합성과 개별성이 균형을 이룰 때 한국 의료관광의 전체 가치는 극대화될 수 있다.

이런 방향은 이미 글로벌 선진국의 의료관광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의료 품질, 비용 효율, 독특한 문화 체험을 결합한 국가들은 이미 성공적으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AI 기반 외국인 환자 관리 시스템이 부족하고, 통합 플랫폼 부재로 인해 환자 경험이 단절되는 문제를 겪고 있다.

정보 비대칭은 의료진과 환자 간 신뢰를 해치며, 이는 곧 선택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환자 맞춤형 애플리케이션 구축이 시급하다.

오늘날 우리는 AI가 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정밀 의료, 개인화된 경험 제공은 AI가 주도하는 의료의 새 지형이다.

이 기술을 의료 관광과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을 담보할 전략적 자산이다.

관광 콘텐츠와 의료 서비스를 큐레이션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선택의 폭을 넓히고, 환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설계하는 기반이 된다.

이에 더해 '메디컬 코리아'라는 브랜드가 한국 의료의 안전성과 혁신성, 문화적 가치를 동시에 담아내는 구체적 메시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AI와 초개인화는 외국인 환자 유치에 있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한국은 IT 인프라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메디컬 코리아'를 구현할 최적의 국가다.

'2024 부산국제의료관광컨벤션' 개막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 부산국제의료관광컨벤션'에서 참석 내빈들이 부산대학교병원 부스를 둘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전시행사는 18개국 80개 업체가 200여개 부스 규모로 참여해 전시회, 국제학술행사 및 세미나, 해외 구매자 사업 상담회 등을 진행한다.2024.11.8 sbkang@yna.co.kr (끝)

정부는 AI 의료기기 관련 세계 최초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고, JCI(국제의료기관 평가위원회) 인증을 받은 45개 병원이 참여하는 K-헬스 브랜드 캠페인도 확산하고 있다.

대구와 부산 등 지역 단위 클러스터 구축도 의료·관광·IT 융합 생태계를 조성하며 산업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AI와 초개인화 기술, 문화 콘텐츠, 정책 지원은 한국 의료관광의 글로벌 경쟁력을 구성하는 4대 축이다.

이제 의료는 단지 질병을 고치는 행위가 아니라, 환자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 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한국이 의료관광의 중심 국가로 우뚝 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 네 축을 하나의 플랫폼과 메시지로 통합하는 역량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술이, 그 궤적에는 사람과 이야기, 즉 인간의 신뢰가 놓여 있다.

석수선 디자인전문가 ▲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박사(영상예술학 박사).

▲ 연세대학교 디자인센터 아트디렉터 역임.

▲ 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 한예종·경희대·한양대 겸임교수 역임.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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