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역사공간' 익산 솜리마을…옛 건물이 카페·숙소로

김진방

입력 : 2025.05.17 08:00:10


익산 솜리마을 전경
[익산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익산=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화려했던 영광의 시절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전북 익산시 인화동과 주현동 일대에 조성된 '익산 솜리마을'은 근대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대농장을 경영하던 이 지역은 민족 수탈의 현장이면서 해방 이후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몰려들던 주단거리와 관내 최초 백화점(신신백화점)이 들어섰던 번화가이기도 하다.

지역 경기가 쇠퇴하자 화려했던 솜리마을도 침체기에 들어섰다.

사람으로 북적이던 주단거리는 폐업한 점포들이 늘면서 덧칠된 간판에만 그 흔적이 남았다.

골목에 줄지어 들어섰던 근대식 건물들도 인적이 잦아들면서 허물어진 벽과 내려앉은 지붕만 덩그러니 남았다.

익산시는 근대기의 상업과 생활, 저항과 생존이 응축된 살아있는 유산과 흔적을 잘 정비해 솜리마을을 조성했다.

근대문화유산의 숨결을 담은 살아있는 문화 체험 공간을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익산 솜리마을 '속리카페'
[익산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솜리마을은 단순한 전시형 공간이 아닌 원도심의 역사적 자산을 기반으로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머무르고 체험하는 참여형 공간이다.

역사적 건축물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쓰임을 더해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솜리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근대 건축물을 적극 보존·활용해 그 자체로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1954년 형제상회로 쓰였던 '이사도라주단 건물'은 이제 천연비누를 만들며 감각을 일깨우는 체험 공간으로 변신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지어진 건물 간 연결 흔적이 남아있어 근대 상가 건축물의 원형을 잘 보여준다.

이사도라주단 건물과 연결된 바로 옆 건물은 '새 시대 양품 건물'의 다락이다.

한때 최고의 잡화점이었던 이곳은 이제 '속리카페'가 됐다.

향기로운 커피와 이야기가 흐르는 북카페가 사람들을 맞는다.

익산 솜리마을 '포에버 매듭공방'
[익산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한복 바느질로 번성했던 '바느질거리'의 흔적을 간직한 '포에버 매듭공방'도 꼭 둘러봐야 할 공간이다.

이곳에선 당시 생활사와 거리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솜리마을 끝자락에는 독특한 감성의 숙소 '리스테이 익산'이 자리하고 있다.

일식 목구조 건물로 바닥 장마루, 천장이 원형대로 남아있다.

마당의 프라이빗 풀과 야외 테이블로 반전 매력을 더한다.

솜리문화금고(옛 이리금융조합)에서는 솜리마을의 역사와 흥망성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가 전시돼 있다.

1925년 건립된 솜리문화금고는 전형적인 금융조합 건물이다.

금고 등 내부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어 건물 자체로도 역사적 가치가 있다.

시는 이 공간을 원도심 문화거점으로 삼고, 창업과 관광, 문화가 어우러지는 '살아있는 역사 도시재생'의 모델로 키워갈 계획이다.

익산 솜리마을 '리스테이'
[익산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정헌율 익산시장은 17일 "솜리마을은 시간이 멈췄던 공간이 아니라 기다리고 있던 공간이었다"며 "과거의 숨결 위에 새로운 삶을 입히는 이곳이 익산을 대표하는 문화여행의 중심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5.17 14:37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