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갚을 돈 불어”…100명중 9명 월급 다써도 빚 못갚아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입력 : 2023.03.24 10:18:18 I 수정 : 2023.03.24 10:23:49
작년 4분기 전체 6.3% 취약차주
DSR 4년만에 40% 돌파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의 비율을 뜻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어서면서 가계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체 가계대출 차주 중 100명 중 9명 정도는 소득을 모두 쏟아부어도 빚을 갚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한국은행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DSR은 40.6%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차주 평균 DSR이 40%를 넘은 것은 2018년 4분기(40.4%) 이후 4년 만이다.

차주 평균 DSR이 오른 것은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로 소득은 그대로거나 적게 오른 반면, 이자부담은 커지면서 금융사에 납부해야 할 원리금이 커진 탓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권 전반에서 가계부문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4분기 새롭게 대출을 받은 신규차입 차주의 DSR은 17.3%로 차주 단위 DSR 규제강화 전인 2020년 4분기(23.8%)에 비해 떨어졌다.

기존 대출을 그대로 갖고 있는 대다수 차주의 DSR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33.8%에서 38.4%로 높아졌다. 가만히 있어도 다달이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커진 셈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68.1%(대출 비중 34.4%)는 DSR 40% 이하에 분포했다. 하지만 DSR이 70%를 초과하는 고DSR 차주가 7명 중 1명꼴인 전체의 15.3%(대출비중 41.9%)였고, 100%를 초과해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더 많은 차주도 11명 중 1명인 8.9%(대출비중 29.4%)로 집계됐다.

[사진 = 매경 DB]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후)인 취약차주는 4분기 기준 전체의 6.3%로, 이들의 평균 DSR은 66.6%에 달했다.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2021년 소득·지출 대상) 자료를 토대로 차주 기준이 아닌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평균 DSR을 추정한 결과 29.4%로 나타났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DSR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7%로 호주(14.9%)에 이어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높았고, 코로나19 이후 상승 폭(2019년 말 대비+1.5%포인트)도 가장 컸다.

한국은행은 “2021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차주의 DSR은 상승하고 있으나 금융권 관리기준(40∼50%) 이내”라며 “당장 가계 전반의 채무 상환부담 급증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다만 주요국에 비해 가계부채 비율이 상당히 높은데다, 고DSR 차주 대출잔액이 많고 취약차주 부담이 큰 만큼 DSR 규제 안착을 통해 점진적 가계부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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