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도 정책 모멘텀 지속…AI 육성책에 IT서비스업 22%↑30조 추경에 소비 활성화 기대…수급개선 속 심리적 저항선도 돌파급등 부담 속 지정학·관세 리스크 상존…"순환매 속 조정장 시현"
조성흠
입력 : 2025.06.22 07:00:03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중동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도 4주 연속 상승한 끝에 3년 반 만에 코스피 3,000 고지를 회복했다.
새 정부의 인공지능(AI) 투자 기대에 힘입어 IT 서비스 업종이 급등하면서 대외 악재의 영향력이 제한됐다.
금주는 30조원대 추경안 확정을 계기로 내수 회복 및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추가로 유입될 수 있겠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도가 상당한 탓에 중동 위기나 관세 불확실성이 언제든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3년 6개월만에 드디어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활짝 웃고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4.10포인트(1.48%) 오른 3,021.84에 장을 마쳤다.2025.6.20 seephoto@yna.co.kr
22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27.22포인트(4.39%) 오른 3,021.84로 4주 연속 올랐다.
지수는 17일과 19일 장중 각각 2,998, 2996까지 갔다 후퇴하며 3,000 달성을 아깝게 놓쳤으나, 삼세번 도전 끝에 마지막 거래일인 20일 '삼천피' 회복에 성공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을 검토하고 이스라엘이 이란 중수로를 폭격하는 등 중동 위기가 끊임없이 금융시장 불안을 키웠으나, 대내 정책 모멘텀이 꿋꿋이 지수를 지지했다.
새 정부가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실을 신설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AI 고속도로 구축을 선언하는 등 AI 100조원 투자 공약이 구체화하면서 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 등 인터넷·소프트웨어주가 강한 탄력을 받았다.
경계심을 키웠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연내 기준금리 2회 전망을 유지하며 시장 예상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지난주(16~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천494억원을 순매수해 규모는 줄어들었으나 5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개인은 4천76억원 규모로 4주 연속 매도 우위였고, 기관도 27억원 규모로 2주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다.
부동산(-1.94%), 비금속(-1.35%), 의료/정밀(-0.56%)을 제외한 전 업종이 강세를 보였고, 그 중에서도 IT 서비스(21.66%), 기계/장비(8.46%), 전기/전자(4.76%)가 시장 평균 수익률을 상회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 대비 22.67포인트(2.94%) 오른 791.53으로 4주 연속 상승했다.
[그래픽]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원 방안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정부는 19일 '새정부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했다.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X(트위터) @yonhap_graphics
금주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다음으로 내수경기 부양책이 가세하며 정책 모멘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정부는 30조5천억원 규모의 2차 추경 예산을 확정했다.
이번 추경은 국민 1인당 15만~50만원을 지급하는 13조2천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포함해 소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만 아니라 건설 경기 활성화 지원,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 지원 프로그램까지 포함되면서 연간 0.2%포인트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추경이 최근 급등세인 국내 증시 추가 상승의 마중물로 작용한다면 하반기 국내 경기 모멘텀이 예상보다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에도 국내 증시 체질 개선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지는 등 한층 개선된 수급 여건도 지수 추가 상승 전망을 뒷받침한다.
최근 국내 주식 고객 예탁금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65조원에 달하고,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코스피 3,000도 넘어서면서 투자심리 개선세가 뚜렷하다.
'중동 위기 고조' 상승세 전환한 국내 유가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국내 유가도 상승세로 전환했다.사진은 18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기름값 안내판이 놓여 있다.2025.6.18 ksm7976@yna.co.kr
다만, 중동 리스크와 미국 관세 불확실성,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도가 여전해 증시가 조정을 거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종 협상 시한으로 2주를 제시했으나 이란은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신흥국 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는 흐름과 함께 원화 등락률도 커지고 있다.
미 상호관세 유예 종료일인 7월 8일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도 재차 높아질 수 있다.
지난주 말(20일) 뉴욕 증시에서는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공장에 적용해 온 규제 면제를 철회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서울 아파트값이 금리인하 지연과 유동성 규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 이익 전망이 정체된 상황에서 코스피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을 넘어서면서 조정 심리가 커지고 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금주는 정책 수혜업종에 대한 조정 심리가 부각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의 차익 실현이 이뤄질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는 순환매 속 조정장을 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전망치를 2,850∼3,07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23일 미국 6월 S&P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한국 6월 1~20일 수출입 ▲ 24일 미국 6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 25일 미국 5월 신규주택매매 ▲ 26일 미국 5월 내구재 수주 ▲ 27일 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미국 6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josh@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