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정세에 갈피 못 잡는 자금…요구불예금 이달 16조원 급증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5.06.26 11:20:25
잔액 643조원까지 상승세
코스피 3100 돌파에 증시 ‘관심’
분기 말 자금 결산 효과도 한몫


혼란스러워하는 투자자의 모습을 AI가 그린 이미지 <사진=챗GPT·달리3>


6월 들어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MMDA) 잔액이 16조원 넘게 늘었다. 코스피가 3100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 상승 폭이 커졌지만, 적절한 투자 시점을 찾지 못하면서 대기성 자금을 쌓아두는 투자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분기 말 요인으로 인해 요구불예금이 늘어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요구불예금과 MMDA 잔액은 643조4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26일 조사됐다. 이는 전월 말 대비 16조원 넘게 증가한 수치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939조8467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시장에서는 분기 말 요구불예금 급증 등 계절적 요인 외에도 국내 주가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동안 대기성 자금이 쌓인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달에만 2600에서 3100선까지 상승했는데 투자자들이 아직 적절한 투자 시점을 찾지 못한 탓이다. 또,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감소하던 요구불예금은 이달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 올해 3월 말 650조원대를 기록한 요구불예금과 MMDA 잔액은 4~5월 20조원 넘게 줄었지만, 이달 들어 16조원가량 다시 늘어났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MMDA) 합계 <자료=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국내 증시 상승 영향으로 투자자 예탁금 잔액도 증가세다. 증시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3일 65조172억원을 기록했다. 예탁금 잔고가 6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신용거래융자잔액은 지난 2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20조965억원에 달했다. 신용거래잔액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작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달 신용대출 증가분도 1조원을 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에 따르면 24일 기준 104조7074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3929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 추세가 월말까지 이어지면 월간 신용대출 증가액은 ‘빚투(빚내서 투자)’가 한창이던 2021년 7월 이후 최대 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달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것은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통 분기 결산 시점에는 기업들이 결산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을 일시적으로 요구불예금에 유입시키는 경향이 관측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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