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도 거절 당하면 멘붕 오죠?”…30년차 K언니, 쌓은 계약규모가 무려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입력 : 2025.07.17 09:07:21 I 수정 : 2025.07.17 10:52:44
‘누적 1500억원 계약’ 김진영 KT 부장

가정용 전화선부터 산업용 통신설비
30년 넘게 세일즈하며 500여건 계약
고객이 원하는 것 알아채는 소통능력
거절 두려워않는 적극적 태도로 성취
술못하는 체질이라도 관심사 공감과
부지런한 공부로 역량 발전에 성공


김진영 KT 부장이 영업의 핵심 덕목으로서 소통을 설명하고 있다. [한주형기자]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땐 말 잘하는 것이 소통의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상대가 말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바를 듣고, 읽고, 반응하는 감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소통의 본질은 상호간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것임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30년 넘게 영업인으로 활동하면서 500여건(누적 계약액 1500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김진영 KT 부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영업의 핵심 덕목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영업은 한 번의 미팅으로 성사되지 않지만, 한 번의 실수로 멀어질 수 있는 관계의 집약체”라며 “클라이언트의 선택을 받으려면 신뢰를 얻어야 하고, 그러려면 진정한 의미의 소통에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1년 한국전기통신공사 포항전화국에 입사해 1993년부터 현재까지 영업 업무를 맡고 있는 김 부장은 한국 통신산업의 발전 과정을 함께 걸어온 현장의 산 증인이다. 그는 아파트 단지에 전화·인터넷선을 판매하는 일부터 제철소의 특수장비가 24시간 가동할 수 있도록 전용 데이터 회선을 설치하는 일까지 통신장비가 필요한 모든 현장을 넘나들며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를 정리한 ‘영업 좀 하는 K언니’를 출간하며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김 부장은 “입사하고 첫 3년은 고객 상담부서에 있었다”며 “영업부서 직원들이 수주한 계약의 진행을 도우면서 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초보 영업사원일 때는 ‘명함의 힘’을 빌려 계약을 체결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KT 민영화와 함께 치열한 경쟁을 겪으면서 ‘나만의 전략’을 갖게 됐다”며 “고객이 원하는 바를 남보다 빨리 알아차리고 충족시키는 게 관건이다. 이를 위해 노력하다보니 사내 소통 강사로도 활동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은 ‘영업은 거절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거절당했을 때 마음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공감하면서도 가능한 빨리 거절당해야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영업에서 거절은 단순히 ‘아니오’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현재 상황과 니즈, 우선순위가 반영되는 복합적인 신호라는 설명이다. 거절보다 거절 이후에 더 주목할 것도 주문한다. 거절을 받을 때마다 이유를 분석하고, 거절 이후에도 관계를 유지해야 기화가 온다는 것이다.

매사에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랐다. 김 부장은 “영업의 세계에서 적극성은 그저 있으면 좋은 장점이 아니라 영업인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자질”이라며 “적극성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 속에서 신뢰와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동력이기도 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극적인 영업인은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려 노력하고, 문제 해결에도 빠르다. 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행동에도 부지런하다”고 덧붙였다.

김진영 KT 부장이 영업의 핵심 덕목으로서 소통을 설명하고 있다. [한주형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고객과 친해지려고 영화 제작까지 했다는 사연은 김 부장의 적극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그는 “미팅 때마다 영화 이야기를 하는 클라이언트와 계약을 논의할 때였다. 우연히 아파트 단지에 붙은 영화 수업 포스터를 보고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신청 기간이 지났지만 무작정 찾아가 청강했고, 이후 10분 남짓한 독립 단편영화 2편을 제작했다. 그 경험을 공유하면서 비로소 심리적 장벽을 넘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이유로 성악과 당구, 런닝을 배우고 있다.

태생적으로 술을 마시지 못하는 체질은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은 물론, 김 부장 스스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으로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그는 “술을 꼭 마셔야만 하는 자리에 참석할 때면 주당인 동료 선배와 상사의 지원을 받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술을 찾는 이유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라며 “술이 아니더라도 친밀감을 줄 수 있도록 일상적인 대화에서 유머를 연구한다”고 고백했다.

후배 영업인들에게 항상 공부할 것도 당부했다. 김 부장 또한 직장을 다니면서 경영학과 상담심리학, MBA(마케팅학)을 배웠고, 지난해 숭실대에서 평생교육을 주제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 단초였다”며 “30년의 현장 경험과 함께 교육을 통해 스스로 역량이 성장하는 체험을 반복했다.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항상 열린 시선으로 관계를 대한다면 고객도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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