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3년차' 현대오토에버의 무서운 성장
입력 : 2023.09.20 16:20:39
제목 : '합병 3년차' 현대오토에버의 무서운 성장
연초 9만원 초반대 주가 2배 '훌쩍'…너지 효과 속 중장기 실적 눈높이 상향
정의선 회장 지분 7.33%…그룹 SW 역량 강화 속 지배구조 개편 역할론 주목[톱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계열사 현대오토에버의 성장세가 매섭다. 그룹 차원의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 속 합병 3년차를 맞아 외형은 성장했고 내실은 개선됐다. 주가 흐름도 좋아 연초 대비 2배 가량 상승했다.
◆ 그룹 역량 집중…합병 시너지 속 실적·주가 고공행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그룹 차원의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더 이상 하드웨어에 집중된 전략만으로는 급변하는 산업생태계에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를 잘 반영하는 게 현대오토에버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부문을 전담한다. 이는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과 연관성이 짙다. 정의선 회장은 일찌감치 현대오토에버의 비중을 확대했다. 지난 2021년 4월 내비게이션 개발·정밀 지도 구축 계열사 현대엠엔소프트, 차량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문사 현대오트론과 합병을 진행해 그룹 차원의 소프트웨어 부문을 전담하게 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합병 이후 사업부문이 ▲차량 소프트웨어 표준 수립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 인프라 통합 ▲모빌리티 데이터 통합 운영 ▲소프트웨어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 구축 등으로 확대됐다. 이는 고스란히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현대오토에버의 지난해 매출은 약 2조7545억원(이하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 대비 33.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24억원으로 48.1% 늘었다. 순이익은 1162억원으로 62.8% 증가했다. 합병 전(2020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7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4% 늘었다.

올해 흐름도 좋다. 현대오토에버의 상반기 실적은 매출의 경우 약 1조41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 했고, 영업이익은 833억원으로 63.0% 늘었다. 반기순이익은 708억원으로 76.8% 뛰었다.
주가 상승도 도드라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의 주가는 연초 9만원대 초반에서 현재 18만원대로 약 2배 상승했다. 현재 성장 기대감의 선반영 등으로 인해 주가 조정세를 겪고 있지만, 최근까지 연거푸 고점을 갈아치우며 지난 11일 52주 최고가(주당 24만원)를 경신했다. 합병 시너지 효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고,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향후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사업전략 핵심이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구축 등 제조설비 스마트화를 통한 생산효율성 증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통한 차량 상품성 제고라는 점에서 현대오토에버의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이라는 게 골자다. 정의선 회장이 추구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설비 및 기술 등 인프라 전반의 변화가 뒤따르는데, 그 과정 속 현대오토에버의 역할론이 확대될 것이란 의미다. 현대오토에버는 시스템통합(SI), IT아웃소싱(ITO),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을 3대 사업축으로 한다.
특히 차량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주목 받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전략과 커넥티비티 및 자율주행 전략에 따른 내비게이션 고사양화 및 보편화, 커넥티비티·자율주행의 선결조건인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비중 확대 등을 고려할 때 관련 역량을 지닌 현대오토에버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자율주행과 커낵티비티, 인포테인먼트 등 SDV로 진화하는 미래 모빌리티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차량용 소프트웨어플랫폼인 모빌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 차량 특성에 맞게 조정하고, 여러가지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오토에버는 가파른 성장 속에 매출 목표를 상향한 상태다. 당초 오는 2026년 매출 3조6000억원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지만, 올해 매출 3조원 달성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2027년 매출 5조원 달성으로 재조정했다.
현대오토에버는 궁극적으로 차량SW 플랫폼 확대 속 통합 개발환경 플랫폼 구축, 클라우드 기반 차량 연동 서비스를 중점 사업으로 육성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조기에 구축하는 한편, 향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스마트시티 등을 아우르는 미래 IT 비즈니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부분은 단순 자동차 제조업이 아닌 그룹 차원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는 정 회 장의 미래 전략과 깊게 결부되는 부분이다.
◆ 총수일가 현금 확보 발판…향후 역할론 주목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의선 회장과의 연결고리다. 현대오토에버는 그룹향 매출로 성장한 가운데 합병 및 상장을 거치며 총수일가에게 적지 않은 자금을 안겼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2000년 4월 자본금 50억원(주당 액면가 5000원 주식 100만주 발행) 규모로 설립된 오토에버닷컴을 전신으로 한다. 현재 사명에 이르기까지 세 차례(2001년 오토에버, 2003년 오토에버시스템즈, 2011년 현대오토에버)의 사명 변경을 거쳤다.
그룹향 매출이 성장 기반으로 작용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주력사인 현대차·기아와 소하리 데이터센터 전산설비계약, 서버관리 및 네트워크 장비 등 IT전산 양수계약 등을 맺으며 외형을 확대했다. 이는 자연스레 높은 내부거래율로 이어졌다. 현대오토에버의 내부거래비율은 80% 안팎을 오갔다.
이 과정 속에 지분 구조도 수차례 변화했다. 현대오토에버의 초기(2003년말 기준) 주주구성은 현대차 25%, 기아차(현 기아) 20%, 현대모비스 20%, 특수관계자 35%(정몽구 10%, 정의선 25%)였다. 지분 구조의 변화는 이듬해부터 시작됐다. 정의선 회장은 2004년 현대오토에버 지분 4.9%를 현대캐피탈에 매각하면서 보유 지분율이 20.1%로 감소했다.
이후 정 회장의 보유주식수는 확대했다. 현대오토에버는 2010년 이익잉여금의 일부를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하면서다.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1주에 1주를 더 주면서 정의선 회장의 보유주식수는 기존 20만1000주에서 40만2000주로 증가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보유주식수도 10만주에서 20만주로 확대했다.
합병도 병행됐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2014년 8월 컴퓨터프로그래밍과 시스템통합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씨엔아이를 흡수합병(합병비율 1 대 0.65)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지분율은 20.1%에서 19.47%로, 정몽구 명예회장의 경우 10%에서 9.68%로 재조정됐다.
이후 총수일가의 현금화 작업이 본격화했다. 2015년 7월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매각이 선행됐다. 정 명예회장은 당시 현대오토에버 지분 20만주(9.68%) 전량을 주당 34만5000원에 부동산, 금전의 대출, 금융기관의 채권 취득, 양도와 매매업무 등을 영위하는 레졸루션얼라이언스코리아에 처분하며 690억원을 확보했다. 내부거래에 대한 당국의 규제 강화 속 관련 부담을 상쇄하는 효과도 꾀할 수 있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오토에버의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대오토에버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2018년 12월 액면가액 5000원 주식을 500원으로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정의선 회장의 보유주식수는 402만주로 확대됐다. 현대오토에버는 설립 20년 만인 2019년 3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고, 정의선 회장은 그 과정 속에 보유지분의 절반(201만주)을 구주매출(단가 4만8000원)하며 약 965억원의 자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현대오토에버가 지난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 회장이 현대오토에버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그 이상으로 추산된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결산배당을 통해 현대오토에버로부터약 23억원을 수령했다. 현대오토에버가 최근 그룹 차원의 주주환원책 강화 속에 배당성향을 25~35%로 조정했다는 점에서 정 회장이 수령할 배당 규모가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오토에버의 최근 3년간 배당성향은 평균 약 27%였다.
정의선 회장은 현재 현대오토에버 지분 7.33%(보통주 201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지원 속 성장한 현대오토에버가 향후 정의선 회장의 유동성 확보에 활용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셈이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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