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어닝 시즌…10곳 중 7곳이 전망치 하회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입력 : 2023.02.01 15:05:01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출처 : 연합뉴스]


4분기 어닝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곳곳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이 부진할 것으로는 예상이 됐지만 상장사 10곳 중 7곳은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47개사 가운데 38곳의 영업이익 발표치가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비율로는 74.5%, 즉 실적발표기업 10곳 중 7~8개사는 시장 컨센서스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곳은 전체의 12곳으로, 25.5%에 그쳤다.

4분기 어닝시즌을 바라보는 증권가의 눈높이는 이미 크게 낮아져있다. 지난해 4분기 코스피 163개 기업 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19조9225억원이다. 어닝시즌이 임박할 수록 실적 추정치 하향 추세가 두드러져 최근 한달 동안에만 영업이익 전망치가 18.13%나 낮아졌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3분기 29조4138억원보다 10조원 가량 줄어든 금액이고 지난해 2분기 44조4498억원에 비해서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70%가 넘는 상장사가 이처럼 낮아진 시장 전망치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망치와 실제 발표치의 괴리가 컸던 어닝쇼크 종목은 포스코케미칼(-94.79%), LG전자(-83.53%), 한올바이오파마(-82.86%), 삼성증권(-78.31%), LX세미콘(-78.29%) 순이었다.

포스코케미칼은 시장에서 6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실제로 나온 숫자는 33억원이었다. 주요 배터리 고객사가 연말 재고조정에 나서면서 양극재와 음극재 출하량이 줄었고 원재료와 판가간의 마진이 줄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장전망치 4200억원에 크게 미달하는 693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주가 반응이다. 시장이 깜짝 놀랄만한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주가 흐름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월 한달 동안 8.44% 올랐다. 포스코케미칼이 한달 동안 24.44% 상승한 것을 비롯해 LG전자도 15.72%나 올랐다. 어닝쇼크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한올바이오파마와 LS ELECTRIC 단 두종목을 제외하고 8개 종목이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부진 자체보다는 향후 실적 개선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를 통해서 이익 바닥론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비우호적인 지난해 4분기, 올 1분기 실적은 널리 알려졌다. 이후 실적부터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과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반영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 바닥에 대한 기대가 형성된다면 주가는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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