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도 '마약과의 전쟁' 선포

박동환 기자(zacky@mk.co.kr)

입력 : 2023.02.02 17:37:28
수사 인력 47명→126명 증원
밀수신고 포상금 두배로 늘려
국제우편 단속 전담TF도 신설






관세청이 마약의 국내 반입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단속 인력을 확충하고 신고 포상금도 대폭 올리기로 했다. 마약 청정국이던 한국은 최근 밀반입이 급증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2일 관세청은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마약 수사 전담 인력을 대폭 증원하고 분야별 전담 조직(TF)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먼저 마약 수사 전담 인력을 47명에서 126명으로 대폭 증원한다. 마약 밀반입이 집중되는 인천세관의 마약 수사 전담 부서는 기존 2개과에서 3개과로 확대한다. 밀수 신고 포상금 규모는 기존 최대 1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관세청 홈페이지에는 '밀수 신고 핫라인'이 신설돼 첫 화면부터 '밀수 신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마약의 최대 밀수 경로로 악용되는 국제우편을 단속하기 위해 국제우편 마약 단속 TF를 신설하고 우범국발 우편물을 별도 분리해 검사한다. 최근 해외직구 급증으로 늘고 있는 특송 물품을 통한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에서 입수한 거래 정보를 활용해 항공기나 선박 입항 전 적재 화물 목록을 미리 분석하는 선별 시스템을 구축한다. 일반 수입 화물에 대해서는 인천·부산·평택 등 주요 공항·항만 세관에 '마약 정보 분석·검사 TF'를 신설하고 은닉 의심 화물은 이온스캐너와 엑스레이 외에 파괴·해체 검사까지 실시한다.

관세청 내 국제마약단속 TF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유럽 등 주요 마약 생산·유통국 관세당국, 미국 마약단속청(DEA)·국토안보수사국(HSI) 등과 합동 단속을 확대하는 등 국제 공조도 강화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인천세관에 마약 포렌식 TF를 신설하고 가상자산·다크웹 악용 거래를 단속하기 위한 온라인 모니터링 TF를 운영하는 등 수사 기법을 고도화한다.

유엔은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이 20명 미만인 국가를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하는데, 한국은 2015년에 이미 그 지위를 상실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브리핑에서 "국내 마약 문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은 '마약 소비국'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각오로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마약과의 전쟁에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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