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M&A] [상상인] 적정 기업가치 얼마나 될까

입력 : 2023.11.02 15:51:45
제목 : [저축은행 M&A] [상상인] 적정 기업가치 얼마나 될까
M&A 성사된 저축은행 PBR 고려하면 최대 3700억 업계 7위 수도권 기반은 긍정적…적자전환·부동산PF 부실 우려도

[톱데일리] 상상인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이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 중이다. 자산 규모 7위권 수도권 기반 저축은행인 만큼 가치가 높을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최근 적자전환한 실적과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 위험이 늘고 있어 기업가치가 어떻게 형성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상인저축은행 최대주주인 상상인은 금융위원회(이 하 금융위)로부터 상호저축은행법상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주식 처분 명령을 받았다. 상상인은 금융위 명령에 따라 내년 4월까지 상상인저축은행 보유 지분 100% 가운데 10%를 제외한 최소 90%를 매각해야 한다.

현재 우리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우리금융이 검토 중인 사안으로 실질 매각가 등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최근 저축은행 업계 인수합병(M&A) 사례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1.4배 수준이었단 점을 고려하면 상상인저축은행 기업가치는 약 2600억~4100억원대로 계산된다. 지분율 90%를 매각한다고 가정했을 때는 약 2340억~3700억원 사이로 분석된다.

상상인저축은행과 비슷한 예로 지난 2021년 유진기업도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현재는 다올저축은행이 된 유진저축은행을 다올투자증권(옛 KTB투자증권)에 매각했다. 당시 지분 60.19%를 2003억원에 매각해 지분 100% 기준 3327억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21년 6월 말 기준 유진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이 4270억원이란 점, 매각 직전 실시한 배당(700억원)까지 감안하면 PBR은 0.94배 수준이다.

물론 단순 PBR로만 기업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다. 저축은행 매물은 통상 업계 내 지위, 수익성, 자본과 자산 건전성 등을 모두 고려해 기업가치가 산출된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자산 규모 3조2867억원으로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7위권에 위치한 중형 저축은행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 자산은 1조6000억원대로 단순 합산 시 자산은 4조9000억원대에 육박한다.

또한 상상인저축은행이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기반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금융에게는 긍정적이다. 현재 우리금융이 보유 중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충청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5대 은행계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수도권 기반 영업권을 갖고 있지 않은 건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경기권 저축은행 내에서도 입지가 잘 다져진 곳이다. 경기권 저축은행 15곳 가운데선 세 번째로 자산 규모가 크다. 또한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순이익은 ▲2020년 285억원 ▲2021년 651억원 ▲2022년 499억원 등으로 연간 수백억원대 순이익을 내고 있다.

또한 자본적정성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은 법규정상 요구되는 8%를 상회하는 11.7%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이 추가적으로 자본확충을 해야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문제는 최근 적자로 전환한 실적과 자산건전성이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상승으로 수신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비용이 크게 늘어 상상인저축은행의 실적도 악화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상상인저축은행은 2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자산건전성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상상인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10.67%, 10.88%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업계 평균 연체율은 5.61%로 약 두 배 가량 연체율이 높은 셈이다.

특히 부동산 관련해선 부실 우려가 큰 상황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액은 1조671억원이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4015억원 ▲건설업 1516억원 ▲부동산업 5140억원 등이다. 부동산PF 대출 비중이 꽤 높은 편인데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14.12%에 달한다. 아직 부실 여신은 아니지만 연체가 이뤄졌던 '요주의여신'은 2074억원으로 요주의이하여신은 62.8%로 계산된다.

전체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도 12.7% 수준이다. 1조원의 여신 가운데 정상여신은 4930억원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상상인저축은행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적지 않은 만큼 실제 매각가가 어떻게 형성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우리금융이 실제 매각에 뛰어들지도 미지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재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지역기반이 충정인데, 대주주 관련 매각명령이 있는 곳과 합병이 가능하다는 금융위의 개선명령이 있어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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