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3년여 분쟁 끝에 남양유업을 손에 넣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회사 경영권 장악을 끝냈다. 몽니를 부리던 홍원식 전 회장 외에도 회사에 남아있던 창업주 일가 경영진이 지난달말 전부 사임하면서다.

16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이날 오후 공시한 분기 보고서를 통해 창업주 3세인 홍진석 경영혁신추진단장(상무)과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상무) 등 2인이 지난달 22일 사임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한앤코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홍원식 전 회장의 아들들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3월29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제60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윤여을 한앤코 회장과 배민규 한앤코 부사장을 기타사회이사로 선임하면서 사실상 경영권을 한앤코로 넘긴 바 있다.

하지만 홍 전 회장의 두 아들이 경영진으로 남으면서 그동안 ‘불편한 동거’가 이어져왔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한앤코가 최대 주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 받은 뒤 발간한 첫 분기 보고서에서 결국 창업주 일가가 모두 경영진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회사 정상화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업계에서는 한앤코가 남양유업 정상화를 위해 비용 통제 및 포트폴리오 재편 등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웅진식품을 사들여 성공적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는 과정에서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구분해 정리하고, 본업의 유사업체를 인수합병해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볼트온 전략을 구사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마침 남양유업은 ‘백미당’과 ‘일치프리아니’, ‘오스테리아 스테쏘’, ‘철그릴’ 등 다양하지만 매출 비중이 높지 않은 외식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리가 유력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최대 리스크였던 오너 이슈를 완전히 해소하고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것”이라며 “시장 변화에 발맞춰 기존 파워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단백질, 건기식 등 신제품 시장 확보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