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혐의에 대한 2심 재판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와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을 포함해 이 회장에게 제기된 23개 공소사실 모두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또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부회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등 13명에게도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회장 등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습니다. 당시 그룹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주회사 격인 합병 삼성물산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제일모직의 주가는 올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낮추기 위해 이같은 부정행위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3년 5개월에 이르는 심리 끝에 지난해 2월 이 회장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전체적으로 검찰이 내놓은 증거들의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정했습니다. 검찰이 확보한 서버와 장충기 전 사장의 휴대전화, 외장하드 등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탐색·선별 등의 절차와 실질적 참여권 보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또 검찰이 2심에서 새로 제출한 증거 역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별했습니다. 구체적 혐의별 판단에서도 이 회장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 부정거래와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혐의 모두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이 회장이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위기 국면을 맞고 있던 삼성도 ‘사법 리스크’를 덜었다는 분위기입니다. 실형이든 집행유예든 유죄 판결을 받는 상황과 비교하면 그룹의 대외 이미지 관리나 경영에 운신의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 기 때문입니다. 현재 삼성은 부진을 겪는 반도체 부문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대응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삼성전자와 협업”...짧지만 강렬했던 샘 올트먼 방한
정신아 카카오 대표(왼쪽)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짧은 방한이 국내 재계와 테크업계에 큰 파문을 남겼습니다. 특히 국내 주요 기업을 상대로 대규모 인공지능(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의 청사진을 설명하며 전방위적인 투자 유치에 나선 만큼 향후 어떤 기업이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올라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미국에 최소 5000억달러(약 720조원)를 투자해 합작사를 만들고,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튿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스타게이트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올트먼의 방한 일정 중 가장 기대를 모은 것은 손정의(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전격 합류로 완성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3자 회동이 꼽힙니다. 이 회장의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첫 대외 행보인 데다, ‘한미일 AI 동맹’ 성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입니다. 손 회장은 2시간에 걸친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나 “좋은 논의였다”며 3사간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삼성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삼성과) 더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AI 생태계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SK그룹도 주요 잠재적 파트너로 꼽히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오전 오픈AI 행사가 열리는 더 플라자호텔을 직접 찾아 올트먼 CEO와 약 40분간 회동했습니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 만난 데 이어 약 8개월 만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 공급과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을 비롯해 AI 분야의 포괄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점쳐집니다. 올트먼 CEO는 회동 후 “원더풀(굉장했다)”이라고 말하며 최 회장에 대해서는 “나이스 가이(좋은 사람)”라고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카카오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올트먼 CEO와 공동 기자간담회를 갖고 “챗GPT 기술들을 ‘카나나’ 서비스를 포함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론칭하게 된다”며 “카카오의 5천만 사용자를 위한 공동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는 오픈AI의 GPT-4o를 비롯한 AI 기술을 기반으로 초개인화 AI 서비스 카나나를 고도화하고, 오픈AI는 카카오와의 협업을 교두보로 한국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창자 끊어질 듯한 아픔”...폐렴 합병증으로 아내 잃은 구준엽
구준엽(왼쪽)과 쉬시위안. [쉬시위안 인스타그램]
그룹 클론 출신 연예인 구준엽씨가 대만 배우인 아내 쉬시위안(徐熙媛·영어명 바비 쉬)의 사망에 대해 “창자가 끊어질 듯한 아픔의 시간”이라고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구씨는 지난 6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25년 2월 2일 저의 천사가 하늘로 돌아갔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그는 “지금 저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 속에 창자가 끊어질 듯한 아픔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며 “어떤 말을 할 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만의 유명 배우인 쉬시위안은 설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갔다가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렸고, 폐렴으로 이어져 합병증 탓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인은 배우이자 가수, 방송 진행자로 활동하면서 대만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1990년대 여동생 쉬시디와 2인조 그룹 ‘SOS’를 결성해 연예계에 데뷔했으며, ‘큰S’(大S)로 불렸습니다. 2001년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유성화원’(流星花園)에서 여주인공 ‘산차이’를 맡으면서 대만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 인지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구씨와 쉬시위안은 1990년대 후반 교제한 뒤 헤어졌다가 20여년 만에 다시 만나 2022년 결혼에 성공한 인연으로 대중의 응원을 받았습니다. 그는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가짜 뉴스에 대해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구씨는 “크나큰 상실의 아픔과 애도의 시간이 지나가기도 전에 악마 같은 사람들이 우리 가족들과 저의 사랑을 매도하고 있다”며 “우리 가족에게 흠집을 내려고 보험과 비용에 대한 가짜뉴스를 만들어 상처를 주고 있다. 제발 우리 희원이(쉬시위안) 편히 쉴 수 있도록 가만히 계셔주실 수는 없는 것이냐”“고 호소했습니다.
고인의 유산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구씨는 “모든 유산은 생전 희원이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피땀 흘려 모아놓은 것이기에 저에 대한 권한은 장모님께 모두 드릴 생각”이라며 “아이들의 권한은 나쁜 사람들이 손대지 못하도록 변호사를 통해 자녀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보호해 주도록 법적인 조치를 취하려 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희원이와 함께한 시간들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값어치 있는 선물이었다”며 “그가 제일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켜주는 것이 마지막으로 제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