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수출스타로 키운다더니”…양식장 25%가 폐업 준비하는 ‘이것’

곽은산 기자(kwak.eunsan@mk.co.kr)

입력 : 2025.02.11 14:25:52 I 수정 : 2025.02.11 14:42:55
고수온, 양식시설 과다 등 영향 탓에
어민 37%, 굴·넙치·멍계 업황 “나쁘다”


충남 태안군 이원면 앞바다 굴 양식장에서 한 어민이 굴을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굴·넙치 등 수출 1억 달러 목표 수산물 스타품목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양식업 기반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수출정책이 현실과 괴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수산경제연구원의 ‘양식장 구조개선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굴·넙치·멍계 양식어민 1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양식업 향후 경영 여부에 대해 응답자 27명(25%)이 “조만간 폐업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3년 양식업 경영상태를 묻는 항목에는 “나쁘다”는 응답이 37%(매우 나쁨 8.3%, 나쁨 28.7%)에 달했다. 경영상태가 “좋다”는 응답은 19.4%(매우 좋음 0.9%, 좋음 18.5%)에 불과했다. “보통”은 43.5%였다.

이는 최근 고수온 문제에 따른 양식업 피해, 양식장 환경 변화 등 여러 악조건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른 생산성 하락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되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고려하는 어민들이 속출한 것이다.

양식어민들이 생산성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항목은 수온상승 등 기후변화(74.8%), 양식환경 악화(60.4%), 양식시설 과다(56%), 밀식(45.4%) 등 순으로 높았다.

업황 악화에 따른 양식업 구조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5.4%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김·굴·넙치·전복을 4대 핵심품목으로 선정하고 각 품목별로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1위 품목인 김을 뺀 나머지 품목 수출액은 모두 감소하면서 1억달러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굴 수출액은 2023년 8600만달러였지만, 지난해 11% 줄어든 7700만달러에 그쳐 4년 만에 최저였다. 넙치 수출액도 5600만달러에서 5300만달러로 줄었다.

수산경제연구원은 “양식업 구조개선은 정부주도 사업이 돼야 한다”며 양식시설 규모 재조정(확대·감축), 한계 양식어가 폐업지원, 상습재해 어장 폐쇄 지원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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