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폭풍’ 앞에선 최태원...4명의 경제원로 만나 ‘열공’했다는데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입력 : 2025.02.12 15:50:49
입력 : 2025.02.12 15:50:49
![](https://wimg.mk.co.kr/news/cms/202502/12/my-p.v1.20250212.7e0e1011e86a453781f68ec08553f855_P1.jpg)
‘무역전쟁,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정치적 불확실성.’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우리 경제에 불어닥친 ‘4개의 폭풍’으로 꼽은 것들이다. 최 회장은 최근 국제무역질서와 게임의 룰이 바뀌면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자 경제 원로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역대 정부의 정책 사령탑을 역임한 이들로 보수와 진보를 따지지 않고 지금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전직 경제관료를 초청해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 경제 원로에게 묻다’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마련한 이 자리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가 참석했다.
이날 최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우리 경제에 불어닥친 4개의 폭풍을 언급하며 “이런 때일수록 경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의사결정이 모여서 길을 잘 헤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듣고 공부해서 기업이 실천해야 할 부분을 과감하게 시작하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부분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고 협력해 긍정적인 힘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 원로들은 우리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고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경제 여건이 전례없이 악화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우선 정치적 불안 요인이 빠르게 해소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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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전 장관은 “트럼프의 등장으로 한국이 수혜를 받아온 자유무역주의가 퇴조하고 있다”며 “여기에 정치 혼란까지 덮쳐 우리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그는 “방위비 인상 압박, 중국과의 관계 등 한국이 ‘답해야 할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정치적 안정 없이 경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정국이 빠르게 안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일호 전 부총리도 “정치적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첫째도, 둘째도 안정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과 투자자,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적 안정을 뒷받침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의 변동을 면밀히 살피고, 경제정책 운용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제 원로들은 트럼프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응 전략도 내놓았다. 오는 19일 미국 워싱턴 D.C.를 찾아 주요 경제·통상 관계자와의 면담을 앞두고 있는 최 회장은 경제 원로들의 조언에 더 귀를 기울였다.
정 전 총리는 “트럼프 2기의 보호무역 체제는 수출을 많이 하는 우리나라에 분명한 악재지만, 그렇다고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대한민국을 미국 등 세계 각국이 꼭 필요로 하는 나라로 만들어 협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총리는 “미중 관계가 정립될 때까지 면밀하게 관찰하며 협상에 유리한 전략을 모색해야 하고, 이 기회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전자 등 분야에서 기업 차원의 동맹관계에 가까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제 원로들은 한국 경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의를 중심으로 민관정의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의장은 지금의 위기 극복방안으로 “민간은 혁신하고 투자하고 또 정부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제대로 하며 국회는 법과 제도의 정비를 서두르는 그런 노력을 통해 민·관·정 콤비네이션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부총리는 “정부가 컨트롤하기에는 경제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져 민간 주도의 신성장 전략으로 패러다임 전환해야 한다”며 “기업의 기술 문제와 저출생 고령화 문제 등 저성장 구조 해결을 위한 논의를 위해 상의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반도체 52시간제 예외 문제에 대해 윤 장관은 “반도체는 국가 대항전”이라며 “국회가 정신 차리고 산업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경제단체는 현장의 문제를 국회에 호소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최 회장과 원로들의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간담회를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대한상의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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